당심·의심(議心) 의식했나 … "강선우 윤리위 제소" 국민의힘에 박찬대 "정신차려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한 강선우 의원에 대해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강 의원의 거취 표명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던 만큼, '동료 의식이 부재하다'는 일부 당원들의 비난을 의식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박 후보는 24일 페이스북에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강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며 "강 의원의 용기 있는 결단이 국민의힘의 눈에는 약점으로 보였나"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국민의힘은) 정신 못 차렸나"라며 "누가 누구를 윤리위에 세운다는 것이냐"며 강 의원을 감쌌다. 그러면서 "내란을 부추기고 계엄을 감싸고 대통령 탄핵까지 방해한 세력의 원내대표가 할 말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책임지고 결단한 사람을 두고 보복으로 몰아가고 민생 내각과 대통령 인사권까지 흔드는 저열한 정치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끝까지 지키겠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 민생 회복의 길을 흔들림 없이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박 후보의 메시지가 '동료 의식이 부족하다'는 당 안팎의 비난을 의식해 이를 잠재우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의힘에서 윤리위 제소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얼마 안 돼 박 후보가 SNS 글을 올린 것은 당심과 의심(議心·의원들의 마음)을 의식한 것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박 후보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일부 당원들의 비난에 대해 "누군가는 꼭 해야 할 말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굉장히 오래 고민했지만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서라면 이제는 어떤 것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마음이 강 후보자와 저와 같은 마음 아니겠는가 생각한다"라며 "이재명 정부 인사 문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필요했던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후보는 전날 오후 3시31분 페이스북에 "강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강 의원의 거취 표명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곧 장관님, 힘내시라"고 강한 지지 의사를 밝힌 정청래 민주당 당 대표 후보와는 대비되는 행보로 평가받았다.

강 의원의 후보직 사퇴 표명은 박 후보가 결단을 요구한지 약 16분 만에 이뤄졌다.

강 의원이 "여기까지였다"며 사의를 표하자 정 후보는 "안타깝다"라며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또 "당원과 지지자들의 다친 마음을 위로한다"며 당심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어 "이번 논란 과정에서 상처받은 사람들 모두를 위로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를 돕고 있는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동지란 함께 비를 맞아주고 함께 눈물 흘리는 것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라며 "동료 의원에게 위로 한 마디조차 공개적으로 던지기 어려워질 것을 알면서도 그 사람 좋은 박찬대가 차갑게 행동했다. 그림자로 살아온 보좌진, 그들도 동지라는 생각이 뜨겁게 꿈틀대지 않았을까 저는 이렇게 짐작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강 의원의 후보직 사퇴 직후 페이스북에 "강선우 의원님, 결단을 내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또 이날 페이스북엔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듯 "지금 민주당에는 언제나 국민의 뜻과 당원의 생각을 대통령실에 전달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