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8일까지 이세현·이동기·변경수·정다운 작가 작품 17점 선보여
  • ▲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정원 S씨어터에 설치된 변경수 작가 작품.ⓒ세종문화회관
    ▲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정원 S씨어터에 설치된 변경수 작가 작품.ⓒ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12월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계단·로비·예술의 정원,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 로비에서 '공연장으로 간 미술'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공연장이라는 전형적인 공간을 넘어 관객이 우연히 예술을 마주치는 순간을 통해 일상이 예술로 전환되는 경험을 전하고자 기획됐다. 이는 세종문화회관이 추구하는 '일상과 어우러진 문화예술의 감동'이라는 가치 아래, 미술관의 물리적 경계를 확장하는 새로운 시도다.

    공연을 기다리는 시간, 무대를 오가는 통로, 연습실로 향하는 길목, 잠시 쉬어가는 로비까지 그동안 주목받지 않았던 유휴공간을 예술 플랫폼으로 재해석했다. '미술관은 하얀 벽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발상으로 공간의 기능을 넘어 예술적 감성과 의미가 발생하는 장면의 전환을 제안한다.

    '공연장으로 간 미술'은 작품을 물리적으로 단순히 옮겨 놓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이 이동하고 머무는 공연장 속 시간과 동선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미술이 녹아들도록 구성됐다. 작품들은 정형화된 미술관 공간을 벗어나 계단과 로비 등 관객의 동선 위에 자연스럽게 배치된다.
  •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계단에 설치된 이동기 작가의 작품.ⓒ세종문화회관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계단에 설치된 이동기 작가의 작품.ⓒ세종문화회관
    전시에는 이세현·이동기·변경수·정다운 네 명의 작가가 참여해 작품 17점을 선보인다. 각기 다른 매체와 감각을 지닌 이들은 현대의 감정·구조·상실·환상 등을 주제로 작업해 왔다. 각자의 예술 언어를 통해 공연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감정과 사유가 머무는 장소로 변환시킨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남측과 북측 계단에 이세현 작가의 회화 작품 8점, 이동기 작가의 회화 5점이 전시된다.  대극장 로비의 유휴공간과 예술의 정원 S씨어터 상부에는 변경수 작가의 설치 작품 3점,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 로비에는 정다운 작가의 설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이세은 '붉은 산수'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한국전쟁과 고향 상실, 어머니의 죽음을 지나온 기억의 상처를 우주의 시선으로 환원시킨다. 이동기는 한국 팝아트의 선구자다. 만화와 TV 등 대중매체의 기호와 팝아트 언어를 차용해 하이아트와 로우아트,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유쾌하게 넘나든다.
  • ▲ 노들섬(동측) 서울시발레단 연습실 로비에 설치된 정다운 작가의 작품.ⓒ세종문화회관
    ▲ 노들섬(동측) 서울시발레단 연습실 로비에 설치된 정다운 작가의 작품.ⓒ세종문화회관
    변경수는 귀엽고 둥근 형태의 조형물 속에 정보 과잉과 감정 무력에 빠진 현대인의 초상을 담아낸다. 대표작 '달콤한 뚱땡이'는 폭력적인 채도의 색감과 비대한 형상을 통해 수동적 자아를 풍자한다. 정다운은 천·빛·구조체를 활용한 섬세한 '패브릭 드로잉' 기법으로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 로비에 설치 작업을 펼친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관객이 무심코 지나치던 곳에서 예술과 마주하고, 그 만남 자체가 하나의 무대가 되길 바란다"먀 "앞으로도 세종문화회관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일상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열린 공간으로서 시민들과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 관람은 무료다. 대극장은 공연 시작 2시간 전~종료 1시간 후,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 로비는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운영된다. 관람을 원하는 시민은 공연 예매 없이 자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