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 창설 250주년 열병식 맞춰50개州서 수백만명 동시다발 '노 킹스' 시위유타州, 소총소지자 제압 과정서 시민 1명 사망포틀랜드, 시위 격해지자 '폭동' 선언…버지니아선 시위대에 차량 돌진도
-
- ▲ 미국 뉴욕에서 열린 '노 킹스' 시위. 250614 로이터=연합뉴스. ⓒ연합뉴스
미국 전역에서 14일(현지시각) 열린 '反(반)트럼프 시위'에 수백만명이 참여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총격을 비롯해 시위대를 향한 차량 공격 등 여러 사건·사고가 벌어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15일 전했다.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미 육군 창설 250주년 퍼레이드가 14일 워싱턴 D.C.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미국 전역에서는 트럼프 정책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 왕은 없다)' 시위가 열렸다.이번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료, 교육, 사회보장제도를 위협한다고 주장하며 4월5일 열린 '핸즈 오프!(Hands Off!, 손대지 마)' 시위를 주도한 연합체와 인비저블(Indivisible),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50501 등 여러 단체가 연합해 주최했다.주최 측인 노 킹스 연합체에 따르면 이날 시위는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등 미국 동부 주요 도시를 시작으로, 중부 시카고, 피닉스, 서부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미국 전체 50개주(州) 2000여곳에서 수백만명에 참여해 동시다발적으로 행진을 벌였다.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약 2000개 반트럼프 행사가 이날 계획돼 있다고 보도했다. 주최 측은 뉴욕의 시위참여자가 20만명에 달했으며 필라델피아는 10만명에 육박했다고 주장했다.각 지역경찰은 대부분의 집회가 평화롭게 이뤄졌다고 전했다.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소요사태가 벌어져 여러명이 다쳤으며 경찰이 진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유타州 솔트레이크시티에서는 전날 19시56분께 약 1만명이 모인 도심 집회현장에서 총격이 발생해 1명이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경찰은 이 희생자의 신원이 유타州 주민인 '아서 폴라사 아 루(39, 남)'로 확인됐으며 병원에서 치료받던 도중 사망했다고 이날 밝혔다.경찰은 현장에서 AR-15 계열 소총을 소지한 채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던 '아투로 감보아(24, 남)'를 비롯해 총격에 연루된 주최 측 안전관리팀 요원 2명을 체포해 조사한 결과 감보아를 사건의 원인 제공자로 확인했다고 전했다.안전관리팀 요원들은 사건 발생 직전 검은 옷에 검은 마스크를 쓴 감보아가 의심스러운 행태를 보여 눈길을 끌었으며 배낭에서 AR-15 계열 소총을 꺼내 조작하기 시작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수사당국에 진술했다.요원들은 총기를 꺼내 감보아에게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명령했으나, 감보아는 소총을 들어 올리고 거리에 모인 군중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으며 발사 자세로 총기를 들고 있었다고 목격자들은 증언했다.이에 안전관리팀 요원 1명이 감보아를 향해 3발의 총격을 가해 그중 1발이 감보아를 맞혔고, 다른 1발이 시위 참가자인 아서 폴라사 아 루에게 맞아 무고한 희생자를 냈다고 경찰은 밝혔다.경찰은 감보아가 소총을 소지하고 군중 속으로 달려든 동기를 비롯해 이 사건을 계속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온라인에 공유된 현장 영상에는 총성이 들리자 시위현장의 군중이 혼비백산해 뿔뿔이 흩어지며 피신하는 모습이 담겼다.총격사건 후 경찰은 시위대에 "안전하고 질서 있게" 현장을 떠날 것을 요청했다. -
- ▲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노 킹스' 시위. 250614 AP/뉴시스. ⓒ뉴시스
버지니아州 컬페퍼에서는 전날 오후 시위대가 집회현장을 떠날 무렵 한 SUV 차량이 군중을 향해 돌진하는 바람에 1명이 차에 치여 다쳤다. 경찰은 이 차량 운전자인 21세 남성을 체포했다.샌프란시스코에서도 전날 정오가 조금 넘은 시각에 수천명의 시위대가 도심에 모인 가운데 차 한 대가 군중을 향해 돌진해 최소 4명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고 NBC방송이 전했다. 현장에서 차를 몰고 달아난 용의자는 경찰에 붙잡혀 조사받고 있다.오리건州 포틀랜드에서는 저녁 무렵 일부 시위대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청사 앞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고, 연방당국 요원들이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과 섬광탄, 고무탄 등을 발사했다. 시위대도 이에 맞서 물병 등을 던지며 저항했고, 경찰은 이 현장을 '폭동'으로 선언한 뒤 최소 2명을 체포했다.라스베이거스에서는 두 곳의 시위현장에서 총 15명이 경찰에 체포됐으며 이 중 1명은 치명적인 무기를 사용한 폭행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3만여명의 시위대가 모인 것으로 추산되는 LA에서는 저녁 무렵 도심에서 경찰이 화학자극제를 사용해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하자 일부 시위대가 돌과 벽돌, 물병 등을 던지며 저항했다. 대부분 시위대는 야간 통행금지령 시간에 맞춰 도심 지역을 떠났다.LA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최근 주방위군과 해병대가 투입된 지역으로, 이날 격렬한 시위가 예고됐다.캐런 배스 LA시장은 약 3만명이 참여한 다운타운 시위와 도시 내 15곳의 다른 지역에서 열린 집회가 "대체로 평화로웠다"고 CNN에 밝혔다.LA경찰국(LAPD)은 전날부터 이날 아침까지 35명을 통행금지 위반으로, 다른 3명을 해산명령 불응·저항 등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 경찰관 3명이 다쳤다. 7일 이후 8일간 LA 도심 시위와 관련해 LAPD가 체포한 인원은 총 561명으로 늘었다.텍사스州 오스틴에서는 전날 오전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일부 민주당 소속 주의원들에게 실체적인 위협이 제기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집회 장소인 주의회 건물을 일시 폐쇄하는 일도 있었다.미네소타州 세인트폴 주의회 의사당 밖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사들은 이날 새벽 총격으로 사망한 멜리사 홀트먼 의원을 추모했다.홀트먼 의원과 그녀의 남편은 경찰관으로 위장한 인물에 의해 살해됐으며 존 호프만 미네소타주 상원의원과 아내는 총격으로 부상을 입었다. 총격을 당한 의원들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는 이번 총격사건이 '정치적 동기에 의한 암살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총격범은 경찰관을 사칭해 의원들에게 접근했으며 범행 이후 경찰과 교전을 벌이다 도주했다. 경찰은 현재 대규모 수색을 진행 중이다. 용의자가 여전히 도주 중이며 시위대를 표적으로 삼을 수도 있다고 당국이 밝히자 주최 측은 주 내 다른 집회를 취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