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월드컵 예선 9차전 이라크, 10차전 쿠웨이트전2경기에서 승점 1점만 얻어도 월드컵 본선 확정48개국 체제에서 본선행은 축제 아니야, 월드컵 본선 경쟁력에 대한 희망과 기대 제시해야
  • ▲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이라크-쿠웨이트 2연전을 펼친다.ⓒ연합뉴스 제공
    ▲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이라크-쿠웨이트 2연전을 펼친다.ⓒ연합뉴스 제공
    한국 축구가 역사적인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은 1986 멕시코 대회를 시작으로 1990 이탈리아, 1994 미국, 1998 프랑스, 2002 한일, 2006 독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2022 카타르 대회까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11회 연속이다. 

    이전까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아시아 역대 최고 기록이다. 그리고 세계에서도 6번째 대기록이다. 월드컵 본선을 10회 연속으로 나간 국가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고 한국이다. 위대한 역사가 아닐 수 없다. 

    아시아지역 3차예선 2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한국은 4승 4무 승점 16점으로 B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3승 4무 1패, 승점 13점의 요르단이 2위, 3승 3무 2패, 승점 12점의 이라크가 3위다. 

    한국은 오는 6일 이라크의 바스라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9차전 이라크와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월드컵 본선 11회 연속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다. 

    사실상 월드컵 본선 진출은 확정적이다. 100%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이라크전에서 삐끗한다고 해도 쿠웨이트전이 남았다. 2경기에서 승점 1점이면 확정이다. 아무리 하락세의 한국 대표팀이라고 해도 이정도는 할 수 있다. 

    월드컵 본선 직행. 물론 위대한 성과다. 하지만 지금 상황과 분위기는 과거와 다르다. 과거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는 것, 즉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통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바늘구멍이었다. 때문에 월드컵 본선 진출 그 자체로 축제 분위기였다. 

    한국의 역사기 시작된 1986년 24개국 대회였던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시아팀은 2팀 출전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부터 32개국 체제가 됐고, 아시아팀에게 4.5이 배정됐다. 이런 체제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왔다. 4.5장 체제에서도 아시아예선은 치열했고, 긴장감의 연속이었고, 한국은 몇 번의 위기를 극복해내며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위대한 역사다.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이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은 또 변화를 맞이했다.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된 것이다. 아시아에는 '8.5장'의 본선 티켓이 주어진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의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장, 4장일 때도 월드컵에 꾸준히 진출했던 아시아 월드컵 '최강자' 한국이 이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때문에 지금 한국 축구 대표팀에 가장 중요한 건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이 아니다. 월드컵 본선행으로 환호할 시대는 지났다. 이미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홍명보호는 월드컵 본선행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월드컵 본선 경쟁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홍명보호는 '무기력' 그 자체였다. 홍 감독의 전술과 전략, 정체성과 철학은 '무색무취' 그 자체였다. 

    조편성이 됐을 때 한국이 이렇게 고전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59위 이라크, 62위 요르단, 77위 오만, 101위 팔레스타인, 134위 쿠웨이트와 B조 편성됐다. '꿀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예상은 빗나갔다. 손흥민(토트남),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한국 축구 역대 최강의 멤버를 모아놓고, 홍 감독은 그 어떤 강렬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고, 그 어떤 매력적인 축구도 해내지 못했다. 시원하고 통쾌한 승리는 한 번도 없었다. 

    대표팀 감독 지휘봉을 잡는 과정에서 온갖 논란을 일이켰다. 불공정의 상징이 됐다. 홍 감독에 대한 한국 축구팬들의 신뢰가 바닥인 상황에서 경기력도 바닥이었다. 

    2024년 9월 첫 경기 팔레스타인과 1차전 홈경기에서 0-0 무승부에 그치며 충격을 줬다. 2차전 오만 원정에서도 고전을 거듭하다 3-1로 승리했다. 10월 3차전 요르단 원정에서 2-0 승리를 한 뒤 4차전 이라크와 홈경기에서 가까스로 3-2로 이겼다. 

    11월 5차전 쿠웨이트 원정에서 3-1로 이긴 6차전 후 팔레스타인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또 한 번 충격을 안겼다. 2025년 3월 한국에서 열린 홈 2연전. 7차전 오만과 1-1, 8차전 요르단과 1-1. 홍 감독은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홍 감독의 색깔은 무엇인가. 홍 감독의 전술은 무엇인가. 그 누구도 답할 수 없다. 그 누구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이 보여준 건 축구 팬들이 말하는 '해줘 축구'다. '에이스' 손흥민이 공격을 해주고, 이강인이 패스를 해주고, 김민재가 수비를 해주는, 즉 유럽 정상급 클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개인 기량으로 해주는 축구다.

    이런 '무색무취' 경쟁력으로 월드컵 본선에서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지어도 기대감을 가질 수 없다. 희망이 없다. 미래가 없다. 한국보다 약한 팀을 상대로 이렇게 무기력한데, 한국보다 강한 팀이 대부분인 월드컵에서는 뻔하다. 

    때문에 홍 감독은 9차전 이라크 원정, 10차전 쿠웨이트 홈경기에서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 당장 경쟁력을 100% 끌어올릴 수 없다. 그렇기에 최소한의 월드컵 본선에서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선사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다음을 맡길 수 있다.  

    이번 마지막 2경기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한국 축구는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가진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