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례 압수수색 시도' 경찰, 비화폰 서버 첫 확보 … 경호처, 임의제출통화·문자 내역 포함됐지만 비상계엄 관련 자료는 제외김성훈 경호차장 사의 이후 내부 기류 변화 … 경호처, 수사협조 전환윤 전 대통령 소환 여부 검토 … "체포 방해 혐의 입증 가능성"
  •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성공한 경찰 인력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입구를 나서고 있다. 현직 대통령 체포는 헌정 사상 처음이다. 2025.01.15. ⓒ정상윤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성공한 경찰 인력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입구를 나서고 있다. 현직 대통령 체포는 헌정 사상 처음이다. 2025.01.15. ⓒ정상윤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체포영장 집행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여섯 번의 압수수색 시도 끝에 경찰이 마침내 대통령경호처 내 비화폰(보안폰) 서버 기록을 확보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 의혹과 관련된 핵심 자료로 경찰은 경호처와의 합동 포렌식을 거쳐 통화·문자 내역 등을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경호처의 오랜 거부 입장에서 협조 전환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내부 반발과 지휘부 사의 표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분석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23일 언론 공지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박종준 전 경호처장, 김성훈 경호처 차장 등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와 관련해 비화폰 서버 기록을 임의제출 받았다"고 밝혔다. 수사 기관이 대통령경호처 내 비화폰 서버 기록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아울러 윤 전 대통령과 박 전 처장, 김 차장 등이 사용한 비화폰 및 업무폰도 경호처로부터 임의제출받아 확보했다. 경찰은 해당 자료들을 중심으로 통화 내역, 문자 수발신 기록 등을 분석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버 기록에는 윤 전 대통령, 김 차장 등이 주고받은 비화폰 통화기록과 문자 수·발신 내역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록의 포렌식 대상 기간은 계엄 선포일인 2023년 12월 3일부터 올해 1월 22일까지다. 비화폰 서버는 보안상 2일마다 자동 삭제되는 구조로 경찰과 경호처는 약 3주간의 합동 포렌식을 통해 서버 기록 대부분을 복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호처는 이 가운데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선별해 경찰에 임의제출했다.

    경찰이 확보한 자료는 "윤 전 대통령이 경호처에 체포 저지를 지시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관련 내용으로 한정됐다"며 "비상계엄 사태 관련 자료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비화폰 서버 자료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이 당시 경호라인에 전달한 지시 사항과 그 실행 과정, 경호처 내부에서의 대응 기록 등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료 확보는 최근 경호처 내부 분위기의 변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김성훈 경호차장이 사의를 표하고 경호처 직원들이 김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는 등 내부 반발이 이어지면서 이전보다 임의제출에 적극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김 차장은 대기 명령 상태이며 이달 말까지 휴가 중이다.

    앞서 경찰은 대통령실과 경호처를 상대로 6차례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경호처는 형사소송법 제110조·111조를 근거로 불승낙 사유서를 제출하며 압수수색을 막아왔다.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4차례 신청됐지만 법원은 모두 기각했다.

    특수단은 이번 확보 자료를 기반으로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을 추가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향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 가능성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 방해를 지시한 정점에 윤 전 대통령이 있고 이러한 지시를 이행한 김 차장이 경호처 직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서버 기록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경찰의 혐의 입증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특수단은 비화폰 서버 외에도 윤 전 대통령의 일반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통신수사로 확보해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이 기록에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과의 통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이미 확보된 자료로 이번에 복원된 비화폰 기록과는 별개다.

    경찰은 비화폰 서버 기록에 대한 분석이 완료되는 대로 경호처 주요 인물들을 추가 조사하고 필요시 수사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포렌식 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 각 단계별로 변호인 참관이 이뤄졌으며 향후 자료 분석에 따라 윤 전 대통령 관련 사안도 보다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