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산 車 관세, 10%로 하향 조정"美 車 제조업체, 부품 공급업체 등에 피해"英 車 업계 "매우 필요한 안도 제공" 크게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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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미시간주 웨인에 있는 포드자동차 공장의 포커스 차종 조립 라인. 250508 AP/뉴시스. ⓒ뉴시스
미국 자동차업계가 미국과 영국의 무역합의를 강력히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놨다.양국간 무역합의에는 미국이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연간 10만대에 한해 기존 25%에서 10%로 낮추는 내용이 포함됐다. 10만대는 한 해 영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수치와 거의 일치한다.반면 멕시코와 캐나다를 비롯한 거의 모든 국가는 여전히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 25%를 적용받는다.8일(현지시각)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맷 블런트 미국 자동차무역정책위원회(AAPC) 회장은 "행정부가 북미 파트너들보다 영국을 우선시한 것에 실망했다"며 "이번 합의로 미국산 부품이 거의 들어가지 않은 영국산 자동차가 부품 절반이 미국산으로 채워져야 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원산지 요건을 준수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들어오는 자동차보다 더 저렴하게 수입될 수 있게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이어 "이는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부품 공급업체, 자동차 노동자들에게 해를 끼친다"고 주장했다.AAPC는 디트로이트에 본사를 둔 이른바 자동차 '빅3'인 포드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을 대표한다. 이들 3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때 협상한 USMCA를 중심으로 공급망을 조직했다.컨설팅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빅3가 미국으로 수입한 차량은 221만대로, 미국 전체 자동차 수입량의 28% 수준이다.미국 자동차업체들은 이번 합의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조립한 자동차를 불리하게 만들 수 있는 만큼 향후 다른 무역합의의 전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AAPC는 "북미산 자동차보다 우위를 주는 이러한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특혜적 접근이 향후 아시아나 유럽 경쟁국과의 협상에서 선례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년간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일부 완화했지만, 자동차에 대한 25% 품목별 관세는 유지했다. 또 USMCA 원산지 규정을 준수하는 북미산 자동차 부품에 대해 무관세 혜택을 연장했다.미국 자동차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를 완화해주기를 기대해왔다. 포드는 관세로 올해 25억달러의 비용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중 10억달러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GM은 올해 관세 관련 비용이 40억~50억달러에 달하고, 이 중 30%는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반면 영국 자동차업계는 이번 합의를 크게 환영했다.마이크 호스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 대표는 "이러한 관세의 적용은 영국 자동차 수출업체들에 심각하고 즉각적인 위협이었기 때문에 이번 합의는 매우 필요한 안도를 제공할 것"이라며 반겼다.영국 자동차업체 가운데 대미(對美) 수출물량이 가장 많은 재규어랜드로버(JLR)의 에이드리언 마델 CEO는 이번 합의가 "앞으로 계속 투자해야 한다는 확신을 주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영국 자동차업계는 유럽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64억파운드(약 11조원)로, 대미 수출품목 1위다.미국에 제조 공장이 없는 롤스로이스, 벤틀리, 맥라렌, JLR의 레인지로버 등 고급 브랜드에 미국은 최대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