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관세전쟁 충격 속 '시장 심리 안정호' 경제장관 3인 기자회견"내수·돌봄·과학기술 재대출 250조원…부동산대출 2022년 이후 최대 증가"
  • ▲ 중국 위안화. 161125 AP/뉴시스. ⓒ뉴시스
    ▲ 중국 위안화. 161125 AP/뉴시스. ⓒ뉴시스
    미·중 '관세전쟁'으로 인한 중국의 경제적 충격이 차츰 현실화하고 있다는 관측 속에 중국 중앙은행이 지급준비율(RRR, 지준율)과 정책금리를 인하해 대규모 현금을 푸는 등 내수경기 부양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7일 인민은행,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장관급 당국자 주최 '시장 심리 지원을 위한 패키지 금융정책' 관련 상황 설명 기자회견에서 "적절하고 완화된 통화정책을 시행하고, 거시적 조정의 미래지향성·목적성·효율성 향상을 위해 금융기관의 지준율을 0.5%P 인하, 시장에 장기유동성 1조위안(약 193조원)을 공급할 것"이라며 "정책 이율도 0.1%P 낮추겠다"고 말했다.

    은행이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현금 비율을 낮춤으로써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인민은행은 15일부터 인하된 지준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중국의 현행 평균 지준율은 6.6% 수준으로, 당국은 인하 여유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판 행장은 아울러 8일부터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가 현행 1.5%에서 1.4%로 낮아질 것이고, 이를 통해 대출우대금리(LPR)가 0.1%P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LPR은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인민은행은 현행 5%인 자동차 금융사와 금융리스사의 지준율은 아예 없애기로 했다. 자동차 소비를 적극 유도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구조적 통화정책 도구 금리를 0.25%P 인하한다고도 발표했다. 여기에는 각종 특별 구조적 도구 금리와 농촌·소기업 지원 재대출 금리 등을 모두 1.75%에서 1.5%로 낮추는 것과 담보보완대출(PSL) 금리를 2.25%에서 2%로 인하하는 것이 포함된다.

    이날 판 행장은 '주택공적금(住房公積金, 주택 매입을 위해 기업과 노동자가 공동부담하는 장기적금)' 대출금리를 0.25%P 낮추고, 이 가운데 만기가 5년인 첫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2.85%에서 2.6%로 낮추는 등의 금리정책도 함께 공개했다. 이를 통해 매년 이자 부담이 200억위안(약 3조8686억원) 경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당국은 내수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거시경제 기조로 재정적자율 인상과 지방정부 특별채권 발행 증대 등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지준율·금리 인하 등 '적절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설정했다.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와의 관세전쟁까지 겹치면서 경기부양책 도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판 행장은 이날 내수 촉진과 노인 돌봄 등을 위한 재대출 5000억위안(약 96조원)을 신설하고, '과학·기술 혁신 및 기술 개조 재대출' 한도를 현행 5000억위안에서 8000억위안(약 154조원)으로 3000억위안(약 58조원) 늘린다는 방안도 내놨다.

    아울러 자본시장 지원을 위한 양대 정책 도구를 개선해 증권·기금·보험사 대상 스와프 5000억위안에 주식 자사주 매입·증자 재대출 3000억위안을 더해 총 8000억위안 규모를 운용할 것이라고 했다.

    판 행장은 "적당히 느슨한 통화정책을 통해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지며 거시금융 총액이 합리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면서 "정책을 집행할 땐 다양한 통화정책 도구를 활용한 역동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기자회견에 나온 리윈쩌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은 최근 승인한 600억위안(약 11조원) 규모 투자금을 포함해 보험사의 주식시장 등에 대한 장기투자 시범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국장은 올해 1분기 중국 부동산대출 잔액이 7500억위안(약 144조원)으로, 2022년 이래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고, 임차료 대출도 전년동기대비 28% 늘어나는 등 부동산시장에 긍정적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시중은행들이 승인한 부실 부동산기업 '화이트리스트' 대출액이 6조7000억위안(약 1295조원)으로 늘어나 1600만채 이상의 주택 완공·인도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 국장은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이 조만간 부동산 안정화와 중소·민영기업 자금조달 지원, 관세 영향 기업 지원, 과학·기술 혁신 보험 등 8개 분야의 정책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우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외부 리스크로부터 중국 주식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지난달 증시에 투입된 중앙후이진 등 국유 투자사들의 역할을 지원하고, 상장기업의 우량화를 위해 인수합병도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