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서 비밀투표최대 인원 133인 추기경 참여'3분의 2' 획득 시 차기 교황 선출
  • ▲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Conclave)'가 7일(현지시각)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역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다.

    교황청 관영매체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이번 콘클라베에는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인 133명의 추기경이 참석해 투표권을 행사한다. 투표권은 교황직이 공석이 되기 전날 기준으로 만 80세 미만인 추기경들에게 주어진다. 당초 투표권자는 135명이었으나 케냐의 존 은주에 추기경과 스페인의 안토니오 카니자레스 로베라 추기경이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한다.

    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선출했던 2013년 콘클라베 때는 추기경 115명이 참석했다.

    추기경단의 출신 국가도 5개 전 대륙에 걸친 70개국으로 2013년(48개국) 대비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유럽 출신 추기경이 과반을 차지했으나 현재는 30%대다.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비(非)유럽권 추기경의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추기경단의 비밀회의인 콘클라베는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매일 투표를 반복한다.

    투표는 첫 날에만 한 차례 치러지고 다음 날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씩 하루에 네 번 실시한다.

    투표에서 새 교황이 결정되면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하얀 연기를 피우고, 결정되지 않을 시 검은 연기를 피어올린다. 사흘간 투표해도 교황이 선출되지 않으면 추기경들은 하루 동안 투표를 중단하고 기도와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그의 전임자 베네딕토 16세는 콘클라베 둘째 날 교황으로 선출됐다. 최다 인원과 다양한 국적을 고려할 때, 이번 콘클라베는 이보다 오래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년 만에 열리는 이번 콘클라베에서는 각 국에서 일어나는 전쟁, 이민자 문제, 극우 정치의 도래 등 전 세계적 위기 상황에서 가톨릭이 나아갈 방향성을 결정짓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인단을 포함한 170명의 추기경은 앞서 5일 총회를 열어 새 교황의 덕목을 논의했다. 이들은 가톨릭 교회 운영, 세계 각국의 보혁 갈등, 민족 중심주의, 이주민 및 이주민 신앙 지원의 중요성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새 교황은 세상의 위기 속에서 길을 잃은 인류가 친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는 인물이어야 한다"며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가까운 목자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