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 공포에 수입 급증 … 美 3월 무역적자 '사상최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시행을 앞두고 지난 3월 미국의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올해 3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1405억 달러로, 전달보다 173억 달러(14.0%)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적자 규모이며, 시장 전망치(1376억 달러)도 넘어선 것이다.

적자 폭 확대는 관세 시행을 앞둔 기업들의 '사전 재고 확보' 움직임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3월 수입액은 4190억 달러로 전월보다 178억 달러(4.4%) 급증한 반면, 수출은 2785억 달러로 5억 달러(0.2%)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소비재 수입이 225억 달러 늘며 전체 수입 증가를 주도했다. 품목별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예고한 의약품 수입이 209억 달러 급증해 눈에 띄었다. 이어 컴퓨터 액세서리 등 자본재(37억 달러), 자동차 및 부품(26억 달러) 수입도 크게 늘었다.

반면 산업용 원자재 수입은 107억 달러 감소했다. 이 중 금속 완제품은 트럼프 행정부가 3월 12일부터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 영향으로 103억 달러나 줄었다.

국가별로는 유럽연합(483억 달러), 아일랜드(293억 달러), 중국(248억 달러)과의 적자가 두드러졌다. 특히 의약품 생산지인 아일랜드와의 적자는 전월보다 153억 달러 급증했다.

다만 중국산 제품 수입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3월 중국산 수입액은 294억 달러로 전달보다 23억 달러 줄어들며 2020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10%씩 대중 관세를 인상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고율 관세 시행 전 수입 확대가 불가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들이 소비재와 중간재 재고를 미리 쌓아두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급격히 불어난 것이다.

한편 수입 급증 여파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0.3% 역성장(연율 기준, 속보치)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