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롤린 1위·타글레 2위…베팅 시장서 교황 선출 선두권 윤곽"이례적으로 큰 판돈, 시장 급변 땐 콘클라베 기밀 새는 신호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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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들. ⓒ연합뉴스.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전 세계 도박판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주요 베팅 사이트에 걸린 판돈만 약 26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열기가 과열되는 가운데, 경건한 의식과 상반된 이례적 풍경에 교회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5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폴리마켓, 칼시, 벳페어 등 주요 예측 플랫폼에 걸린 총 베팅 금액이 약 1900만 달러(약 264억 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는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당시와 비교해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더라도 50배에 육박하는 이례적인 규모다.이날 기준 베팅 시장에서는 이탈리아 출신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28%의 확률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바티칸 외교를 총괄하는 교황청 국무원장으로 오랜 기간 교황 프란치스코를 보좌해온 그는 안정적 리더십과 교회 내 보수·진보 양측을 아우를 수 있는 조정 능력을 높게 평가받는다. 베팅 시장에서도 타 후보들과의 격차를 점차 벌리고 있다.뒤를 잇는 인물은 필리핀 출신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으로, 당선 확률은 18%다. 아시아권 대표 교회 지도자인 그는 포용적 이미지와 '주변부 교회'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철학을 계승할 적임자로 꼽히며, 특히 젊은 신자들 사이에서 지지를 얻고 있다.이탈리아의 마테오 주피 추기경(10%)과 가나의 피터 턱슨 추기경, 이탈리아 예루살렘 총대주교 피에르 바티스타 피자발라 추기경(이상 9%)이 그 뒤를 잇는다. 헝가리의 페테르 에르되(7%), 프랑스의 장 마르크 아벨린(3%), 기니의 로베르 사라(3%), 몰타의 마리오 그레크(2%), 콩고민주공화국의 프리돌린 암봉고(2%) 추기경도 후보군에 포함됐다. 특히 보수 성향의 사라 추기경은 전통주의 지지층에서 주목받고 있다.이외에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교황으로 선출될 가능성도 6%로 집계됐다. 실제로 2013년 콘클라베에서는 당시 다크호스였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현 프란치스코 교황)이 깜짝 선출된 전례가 있다.경건한 교황 선출 의식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한 베팅 문화는 사실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왔다. 콘클라베 예측 도박은 이미 16세기에 로마 금융인들 사이에서 성행했으며, 1591년 교황 그레고리오 14세는 이를 금지하는 칙령을 내리기까지 했다. 그만큼 교황 선출이 가톨릭 교회뿐 아니라 정치·경제적으로도 중대한 사안으로 여겨졌다는 방증이다.이번 콘클라베와 관련해 특히 주목되는 점은 베팅 금액의 급증으로 인해 내부 정보 유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콘클라베가 시작되면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채 진행돼 베팅 시장의 추이가 변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판돈이 이례적으로 큰 만큼 투표 중 시장에 급격한 변화가 생긴다면 내부 기밀이 유출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콘클라베는 오는 7일부터 시작되며, 시스티나 성당에서 외부 접촉을 완전히 차단한 채 비밀 투표를 통해 차기 교황을 선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