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토 재무상, "모든 협상카드 테이블 위에 올리는 것 당연"美 일방통행식 협상에 '굴욕 외교' 논란 확산…강경발언으로 이어져
  • ▲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 ⓒ연합뉴스.
    ▲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 ⓒ연합뉴스.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그동안 신중하고 유화적인 태도를 유지해온 일본이 불쾌한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이 공개 석상에서 자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다.

    로이터통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 보도에 따르면 가토 재무상은 2일 일본 내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본이 미국 국채를 가진 것은 사실"이라며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는 것은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 국채는) 협상 카드로 존재한다"고 재차 강조하며 필요 시 카드로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본이 미국 국채를 대미 협상의 카드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은 1조 달러 이상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한 최대 채권국으로, 매도 시 미 재정과 금융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줄 수 있다. 가토 재무상의 발언은 실질적인 매도를 의미한다기보다는 일방적 압박에 대한 일본의 불만과 경계심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가토 장관은 불과 한달 전 의회에 출석해 일본이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관세 협상의 도구로 쓸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태도가 계속되자 일본 내부에서 '굴욕 외교' 비판이 고조됐고, 결국 쌓인 불만이 미 국채를 겨냥한 강경 발언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 측에 자동차·농산물 시장 개방, 환율 개입 차단, 주일미군 방위비 증액 등 다방면에서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이에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도 최근 회견에서 "안보 논리는 무역과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