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 최서영 전 KBS 이사.ⓒ 연합뉴스
    ▲ 고 최서영 전 KBS 이사.ⓒ 연합뉴스
    “현장에 발을 붙이지 않은 기사는 공허하다.”
    이 신념을 평생 실천한 최서영(崔瑞泳) 전 KBS 방송담당이사가 4월 2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1933년 강원 강릉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도쿄대 대학원에서 저널리즘과 매스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1950년대 후반 서울신문 사회부 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들인 그는 조선일보를 거쳐 경향신문에 합류, 정치부장·일본 특파원·편집부국장을 역임하며 ‘현장 중심 보도’와 국제 감각을 융합한 취재 시스템을 확립했다. 이 경험은 훗날 저서 『한국의 저널리즘』으로 집약돼 한국 언론사의 과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1980년대 한국방송공사(KBS) 설립‧정착기의 핵심 인물로 영입된 그는 보도국장·방송총국장을 거쳐 KBS 방송담당이사에 올라 24시간 뉴스 편성, 재해 현장 헬기 중계, 지역총국 네트워크 확대를 이끌었다. 특히 기자 재교육 체계와 객관 보도 원칙을 제도화해 “국민 신뢰”를 공영방송의 핵심 가치로 자리매김시켰다.

    언론 경영에서도 탁월했다. 1989년 코리아 헤럴드 사장 겸 내외경제신문 대표이사로 선임돼 영자신문의 디지털판 구축과 해외 특파원망 확충으로 국제 독자를 끌어들였으며, 1993년에는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방송 재허가 심사 기준과 편성 심의 절차를 정비해 공적 규제 체계의 현대화를 주도했다. 이후 한국언론재단 이사, 노원 케이블TV 사장, 한남대 초빙교수 등을 지내며 후학 양성과 연구에도 힘썼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한정희 여사, 장남 최정욱 국민대 명예교수와 자부 이수정 씨, 그리고 딸 최혜원, 최소원, 최지원, 최경원 씨가 있다. 사위로는 박영석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 홍지만 변호사, 김영태 서울대학교병원장, 이석우 씨(개인사업)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호실이며, 문상은 4월 24일(목) 오전 11시부터 가능하다. 발인은 4월 26일(토) 오전 7시, 장지는 강원도 문막 충효공원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