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일 선고 앞두고 헌재 인근 조기 통제 돌입29일간 이어진 대장정 자진 철거로 마무리집회 5번 출구로 이동 …개별 농성은 계속시민들 마지막 발언 … "투쟁 기록 오래 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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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민변호인단 단장 석동현 변호사가 '헌재 앞 필리버스터'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박서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오는 4일 오전 11시로 예고된 가운데 헌법재판소 앞에서 29일째 무제한 필리버스터 기자회견을 이어오던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이 회견장을 자진 철거한다. 경찰이 헌재 인근을 사실상 '진공 상태'로 만들기 위한 통제 작업에 조기 착수한 데 따른 결정이다.1일 경찰은 이날 오후부터 헌재 주변 반경 100m 이내에 일반인 접근을 차단한다고 국민변호인단 측에 통보했다. 애초 경찰은 선고일 하루 이틀 전부터 통제에 돌입할 계획이었으나 앞당겨 조치에 나선 것이다.국민변호인단 집행위원장 배의철 변호사는 "탄핵 반대와 찬성 측 모두 철거 통보를 받은 상황에서 공정한 심판을 위해 협조하는 것이 법률가로서의 판단"이라며 철수 방침을 밝혔다.이에 따라 이날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이었던 참가자들은 1~2시간가량 준비했던 발언을 10분 내외로 축약해 전달했다. 또 단식과 삭발 투쟁에 나섰던 시민들과 릴레이 농성에 참여했던 국민의힘 의원들도 마무리 발언을 이어갔다.28일간의 단식을 중단하고 철야 노숙투쟁을 6일째 이어가고 있는 전지영씨는 "몸이 조금 나아진 만큼 4월 4일 선고 날까지 이 자리를 뜨지 않을 것"이라며 헌재 앞 농성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배 변호사는 "전지영씨가 평범한 시민으로 목숨을 건 단식을 한 것은 시민들이 헌재 앞을 찾게 만든 원동력이었다"며 "유명인의 단식은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지만 전씨 투쟁은 더욱 절실하고 진정성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단식을 이어가고자 하는 시민들의 농성은 개인의 자유권 측면에서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헌재 앞에서 청년 삭발식을 주최했던 이지언씨는 "당연히 기각이나 각하를 바라지만 사실 가장 걱정되는 건 우리 국민들의 안전"이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국민 안위를 먼저 걱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현장을 찾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남은 기간 헌법재판관들께서 오로지 헌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헌재가 선고기일을 지정한 만큼 차분히 결과를 기다리며 대한민국의 법치가 한 단계 성숙되기를 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 ▲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언하고 있다. ⓒ박서아 기자
국민변호인단 단장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필리버스터 마무리 발언에서 "이 장소에서 단식도 하고 삭발도 하며 눈물겨운 사투를 벌인 분들이 많았다"며 "우리의 투쟁은 역사적 기록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경찰은 헌재 일대를 사실상 '진공 상태'로 만드는 것 외에도 해당 구역을 '특별범죄예방강화구역'으로 지정해 집회 및 안전 관리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