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페퍼스, 리그 최하위에 페퍼저축銀 매각까지 '미아'되나인수 실사나선 OK금융이 배구단도 품을지 관심'패키지 인수'시 OK저축銀, 男女배구단 동시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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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배구단 선수들이 지난 1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현대건설 힐스테이와 '2024-2025시즌 V리그' 6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경기장에 서 있다.ⓒKOVO
여자 프로배구단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하며 리그 최하위를 확정지은 가운데, 모기업인 페퍼저축은행의 고질적인 재정난에 이은 매각 사태에 구단의 존립이 위태로워졌다.페퍼저축은행 인수전에 나선 OK금융그룹이 AI페퍼스까지 패키지 인수를 추진할지 배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19일 금융위원회가 정례회의를 열고 페퍼저축은행에 대한 적기시정조치 여부를 논의한 결과, 유예가 결정됐다.그러나 이 같은 논의의 대상이 될 만큼 페퍼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은 아슬아슬한 수준이다. 페퍼저축은행은 금융사의 대표 건전성 지표인 BIS 비율이 당국 권고 수준인 12% 이하로 떨어지면 모기업으로부터 유상증자를 받아 체질개선을 이뤘다가 다시 BIS 비율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지난 1월에는 대규모 희망퇴직도 진행했다. 접수 결과 약 100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체 임직원수(503명)의 20%에 달하는 수준이다.전체 직원 중 5분의 1을 떠나보낸 위기의 기업이 적자운영이 불가피한 프로배구단을 이끌고 갈 수 있을 지에는 물음표가 붙을 수 밖에 없다.끝내 꼴찌로 이번 시즌을 마감한 AI페퍼스는 모기업의 경영위기까지 겹쳐 분위기가 무거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자산 기준 업계 7위인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7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 이래 2년 연속 업계 최대 손실 규모를 나타낸 것이다.반면 프로배구단은 여타 국내 프로 스포츠 구단과 마찬가지로 만성 적자구조인 탓에 구단주인 기업의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배구계에 따르면 프로배구단 연간 운영비는 평균 60억~100억원대다. 2024~2025 시즌 여자부 샐러리캡은 20억원, 옵션캡은 6억원, 승리 수당은 3억원으로 총 29억원이 보수로 적용됐다.이러한 와중에 유상증자로 자금수혈에 나섰던 모기업 호주 페퍼그룹마저 페퍼저축은행 매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 ▲ 페퍼저축은행.ⓒ페퍼저축은행
다행히 OK저축은행을 보유한 OK금융그룹이 페퍼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나섰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OK금융은 13일부터 페퍼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실사를 시작했다. 자문은 EY한영이 맡았으며 실사에는 4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아직 실사 단계지만 OK금융이 페퍼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할 경우, 배구단까지 데려갈 지 여부는 OK금융의 결정에 달려있다.OK저축은행은 남자 배구단인 'OK저축은행 읏맨 배구단'을 보유하고 있다.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한 기업이 남녀 배구단을 모두 소유하는 것은 가능하다.배구계 관계자는 "한 지역에 실내체육관이 두 곳 이상 있는 경우가 드물어 두 팀이 함께 쓸 경우 경기가 겹치는 등 불편함이 예상된다"며 "한 기업이 두 팀을 보유한다면 연고지는 새로운 지역을 찾아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OK저축은행 읏맨의 연고지는 경기도 안산이고 AI페퍼스의 연고지는 광주광역시다.중요한 것은 OK금융의 의지다. 앞서 2014년 KB금융지주가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LIG그레이터스' 배구단을 'KB손해보험 스타즈' 배구단으로 받아들인 선례가 있다.당시 KB금융은 확고한 배구단 운영 의지를 피력하며 선수단과 프런트 등 기존 구성원을 유지하며 공식 명칭과 연고지만 변경했다.한편 페퍼저축은행은 OK금융의 인수 추진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