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지속할 수 있는 필수 재정조건 확보하지 못해"작년 미국서 파산보호 신청 후 구조조정에도 위기 타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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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웨덴 노스볼트 본사 로고.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한때 아시아 배터리산업에 맞설 유망한 기업으로 여겨진 유럽 최대 전기자동차 배터리 스타트업인 스웨덴 노스볼트(Northvolt)가 지난해 미국에서 파산보호 신청을 한 데 이어 현지에서도 파산 신청을 했다.12일(현지시각) 폴리티코 유럽판,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노스볼트는 성명을 통해 "현재 스웨덴에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필수적인 재정조건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회사는 "최근 몇달간 재정에 타격을 준 일련의 복합적인 도전 과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여기에는 △자본비용 증가 △지정학적 불안정 △연이은 공급망 차질 △시장수요 변화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또한 노스볼트는 매우 복잡한 산업인 배터리산업에서 생산을 확대하면서 상당한 내부적 도전 과제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이 스타트업은 이전에 스웨덴, 독일, 미국에서 동시에 여러 개의 공장을 건설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회사는 당국·노동조합과 긴밀히 협력해 50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지원과 정보를 제공하겠다고도 밝혔다.파산 신청 이후 법원이 지정한 관리인은 노스볼트의 사업과 자산 매각을 감독하고 미지급 부채도 정리한다.노스볼트의 이번 스웨덴 내 파산 신청은 몇달간 이어진 경영위기의 결과다.이 회사는 현금이 고갈되면서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챕터11(파산보호) 신청을 했고, 곧이어 CEO인 피터 칼슨이 사임했다. 당시 칼슨 CEO는 노스볼트가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10억~12억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후 위기 타개를 위한 자금조달 등을 마련했지만, 결국 묘안을 찾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미 비용절감 조치를 취했으며 1600명의 감원을 발표한 바 있다.노스볼트는 성명에서 "한정된 시간·재정에 따라 결과적으로 회사의 미래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합의에 도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2016년 설립된 노스볼트는 100억달러 이상의 자본금, 부채, 공적자금을 조달했으며 폭스바겐과 골드만삭스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노스볼트는 유럽 전기차 배터리산업 구축을 위한 주요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배터리 생산에서 중국의 CATL과 BYD, 일본의 파나소닉, 한국의 LG와 삼성 등과 같은 기업들에 맞설 수 있는 최고의 대항마로 여겨졌다.이에 파산 수순은 스웨덴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배터리산업 전체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U는 전기차 보급 확대 기조에 맞춰 배터리산업 육성을 추진 중이며 특히 중국산 배터리 의존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