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가발전위 "최신 공정은 대만에서만 운영""TSMC가 '미국의 TSMC'가 되는 일은 없을 것"
  • ▲ ⓒ연합뉴스 제공.
    ▲ ⓒ연합뉴스 제공.
    대만 정부가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인 TSMC의 미국 공장에 '한 단계 뒤처진 기술'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다시 확인했다. 이는 국가 안보와 첨단 기술 보호를 위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13일 자유시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류징칭 대만 국가발전위원회 주임위원은 전날 대만 입법원에서 TSMC의 미국 투자와 관련해 "N-1 규정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최신 공정(N)은 대만에서만 운영하고, 한 단계 낮은 공정(N-1)만 외국 공장에서 허용한다는 것이다. 

    류 주임위원은 "정부는 '최신 기술이 건너가지 않는다',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건너가게 하지 않는다', '국가안보가 우선이다'라는 3대 원칙을 끝까지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리격인 줘룽타이 대만 행정원장 역시 "만약 국가 안보를 위반하면, 이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와 산업계가 지속적으로 논의해 온 N-1 규정이 TSMC의 미국 공장에도 적용된다고 재확인했다.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의 우청원 주임위원도 "TSMC가 '미국의 TSMC(ASMC)'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기술 유출 우려를 일축했다. 

    경제부 관계자는 대만에서 최첨단 2㎚(나노미터) 반도체가 올해 양산에 들어가지만, 미국에서는 같은 공정이 2028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라며 최소 4년 이상의 격차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은 2028년부터 1.4나노 및 1나노 반도체 생산을 추진할 계획으로, 여전히 N-1 규정을 준수하게 된다.

    한편, TSMC가 미국 인텔 공장을 운영할 합작 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엔비디아·AMD·브로드컴 등 주요 기업에 지분 투자를 제안한 것에 대해 대만 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TSMC의 1000억 달러 대미 투자는 전채요리에 불과하며, 핵심은 합작회사"라며 "이 과정에서 TSMC의 수율 관리 노하우가 미국 기업에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은 인텔의 1.8나노(18A) 공정을 기반으로 군수업체에 안정적으로 반도체를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TSMC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