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가자지구 주민 주거권 보장-단계적 개발 계획5년간 77兆 들여 잔해 치우고 주택 40만호-공항 건설아랍연맹, 가자 주민들과 독립위 구성…이후 팔 자치정부 통치팔 자치정부-하마스 등 찬성…연맹 내 이견 및 이스라엘 반발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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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랍연맹(AL) 특별정상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50304 EPA=연합뉴스. ⓒ연합뉴스
중동과 아프리카의 22개국 연합체인 아랍연맹(AL)이 4일(현지시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특별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 구상'에 맞설 재건계획을 채택했다고 로이터·AP·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주최자인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회의 후 자국이 내놓은 가자지구 재건구상을 아랍국가들이 수락했다고 밝혔다.AP가 입수한 112쪽 분량의 재건계획 초안에 따르면 약 20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가자지구에 잔류하도록 허용하면서 단계적으로 개발하는 내용이다.엘시시 대통령은 이 계획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국가를 재건할 권리를 지키고, 그들의 땅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며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협력해 가자지구를 통치할 독립적인 위원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또한 내달 가자지구 재건을 논의할 국제회의를 유엔과 협력해 이집트에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이집트가 이날 공유한 제안을 보면 가자지구 재건에는 2030년까지 5년간 총 530억달러(약 77조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됐다. 첫 6개월 동안은 가자지구에 중장비를 들여 약 5000만t의 건물잔해와 폭발물을 제거하고 임시주택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잔해 일부는 지중해 연안의 토지를 확장하기 위한 매립용으로 재활용될 예정이다. 이후 가자지구에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주택과 대규모 공원 지역을 포함한 도시 건설도 추진된다.이후 2년간 주택 20만호를 건설하고, 마지막 단계 2년 반 동안에는 주택 추가 20만호와 공항까지 세운다는 구상이다.재건기간 아랍국가가 참여하는 위원회가 인도주의적 지원을 감독하는 등 가자지구 지역 문제를 관리하다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이를 넘겨주게 된다.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세계은행(WB)이 감독하는 신탁기금이 조성된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주변국으로 이주시키고 가자지구를 미국이 소유해 중동의 '리비에라(지중해 휴양지 밀집지역)'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발표하자 아랍권은 반발했다. 특히 이주후보국으로 꼽힌 이집트와 요르단이 이 구상을 강하게 반대했다. -
- ▲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마흐무드 압바스 PA 수반은 회의에서 이집트 제안을 환영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주민들의 이주를 전제하지 않는 이 같은 안을 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또한 그는 "여건이 된다면 대통령과 의회 선거를 치를 준비가 됐다"며 "PA는 팔레스타인 영토의 유일하게 합법적인 통치·군사주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성명에서 전후위원회 구성 등을 포함한 이집트의 제안을 반긴다면서 압바스 수반이 언급한 선거 역시 환영한다고 밝혔다.이스라엘 외무부는 "AL의 선언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2023년 10월7일 이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부패와 테러 지원 문제를 가진 PA와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계속 의존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아이디어로 가자 주민들이 자유의지에 따라 선택할 기회가 생겼으며 이를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그간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 PA나 하마스가 참여하는 데 반대해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구상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회의에는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바레인 국왕 등 중동·북아프리카의 지도자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참석했다.지난해 말 반군을 이끌고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을 축출한 뒤 권력을 잡은 아흐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도 주최국 이집트의 초청으로 AL 무대에 데뷔했다.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대신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외무장관이, 아랍에미리트(UAE)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 대신 외무장관이 참석했다.앞서 지난달 21일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지도자들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등은 무함마드 왕세자의 초청으로 사우디에 모여 이집트의 제안을 미리 듣고 의견을 나눈 바 있다.이와 관련, AP는 이번 정상회의에 중동의 '큰 손' 사우디와 UAE 정상이 빠진 점에 주목했다. 재건자금을 조달하려면 부국인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다.블룸버그도 가자지구 통치, 역내 안보, 하마스의 미래 등 핵심사안에서 AL 회원국간 견해차가 크다며 제안추진이 여러 장애물을 맞닥뜨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