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12개 평균가 237% 급등조류 인플루엔자 퇴치·가격 안정화…10억달러 투입
  • ▲ 2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계란 가격을 살피고 있다. 출처=AFPⓒ연합뉴스
    ▲ 2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계란 가격을 살피고 있다. 출처=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치솟는 물가의 주범으로 꼽히는 달걀 가격을 진정시키기 위해 조류 인플루엔자 퇴치 등에 최대 10억달러(약 1조4300억원)을 투입한다.

    26일(현지시각) 미국 농무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달걀 가격을 낮추기 위한 계획'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해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브룩 롤린스 미 농무부 장관은 최근의 달걀 가격 급등에 대해 "부분적으로 지난 2년 동안 미국 가금류 농가를 황폐화하고 계란 공급에 타격을 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의 지속적인 발생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농무부는 계란을 다시 저렴하게 만들기 위해 최대 10억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롤린스 장관에 따르면 미국의 식료품 가격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집권 기간 20% 이상 올랐다. 달걀 12개의 평균 가격은 2021년 1월 1.47달러에서 지난달 4.95달러로 237% 폭등했다. 가격 급등이 심각하게 나타난 지역에서는 달걀 12개 가격이 최고 10달러 이상이라고 롤린스 장관은 덧붙였다. 달걀 하나 가격이 1400원에 이르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무부는 조류 인플루엔자 퇴치를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로 정부가 개발한 '야생동물 생물보안 평가'라는 감염 방지 조치를 가금류 농장에서 이행할 수 있도록 농가에 총 5억달러를 지원한다.

    또 조류 인플루엔자의 영향으로 닭을 살처분한 농가들이 다시 농장을 정비하고 양계를 재개할 수 있도록 총 4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조류 인플루엔자 백신·치료제 연구 개발에도 최대 1억달러를 지원한다.

    아울러 달걀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그동안 캘리포니아주에서 적용한 '산란계의 최소 공간 요건' 등 규제를 완화하고 일반 가정에서도 뒷마당 등에서 더 쉽게 닭을 기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롤린스 장관의 구상이다. 또 단기적으로 달걀 가격을 잡기 위해 일시적으로 달걀을 수입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농무부는 밝혔다.

    한편 2022년 미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후 닭과 오리 등 가금류 1억4800만마리가 살처분됐다. 이에 따라 미국 식료품 매장에서 달걀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