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월 고점대비 20%이상 급락…약세장 진입""'트럼프 관세' 우려 지속시 추가하락 가능성 커" 낙관 전망도…바이낸스 CEO "거시경제 충격 뒤 항상 강한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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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DB.
    가상화폐(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여전히 저점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고금리에 대한 우려로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타격을 받으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7만 달러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반등보다는 장기적인 시장 흐름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25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스탠다드 차타드(SC)는 비트코인이 1월 고점 대비 20% 이상 급락하며 공식적인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요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9만 달러가 붕괴되면서 하락세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C의 디지털 자산 연구 책임자인 제프 켄드릭은 "비트코인은 최악의 경우 8만 달러 초반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아직 저가 매수에 나설 시점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미디어 코인 뷰로(Coin Bureau)의 공동 창립자인 닉 퍼크린 역시 비트코인이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가 계속된다면 비트코인은 7만 달러 초반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철회 등 긍정적인 거시 경제 뉴스가 나오면 반등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글로벌 투자 리서치 기업 BCA 리서치도 기존 강세론을 철회하며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경고하고 나섰다. BCA 리서치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 가격들이 급격한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의 재정 적자, 성장 둔화, 인플레이션 반등 리스크가 투자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26일 오후 2시43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49% 내린 8만8658.92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이날 장중 8만 5918달러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정책 기대감으로 지난 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10만 9331달러 대비 21%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 ▲ 작년 7월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제공.
    ▲ 작년 7월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제공.

    앞서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의 재집권이 확실시된 지난해 11월부터 오름세를 탔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기간 자신을 '가상자산 대통령(crypto president)'이라고 부르며 친 가상자산 정책과 공약을 적극적으로 내세웠다. 특히 '비트코인 전략준비자산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친가상화폐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일 상승 곡선을 그렸던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오히려 방향을 아래로 틀었다.   

    비트코인 비축 자산 지정이 더딘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급진적인 '관세 전쟁'이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를 키우면서 투자자금을 가상화폐시장에서 대거 이탈시켰다. JP모건의 데이터에 따르면 가상화폐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난주에만 5억 44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여전히 낙곽전인 전망도 존재한다. 리처드 텡 바이낸스 CEO(최고경영자)는 가상자산 시장이 거시경제적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항상 강한 회복력을 보여왔다고 주장했다.

    텡 CEO는 이날 자신의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번 조정을 하락 반전이 아닌 전술적 후퇴로 봐야 한다"며 "가상자산 시장은 과거에도 이 같은 변동성을 경험했으며, 그 후 더 강하게 반등해왔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시장은 앞으로도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과 정책 변화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기관 투자자들의 유입과 ETF 승인 움직임 등은 장기적으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특히 시장을 낙관하는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정책의 윤곽이 드러날 경우 언제든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다만 '관세 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상화폐 조정장 국면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서로 관세를 높이는 '보복 관세'가 이어져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가상자산 시장도 수렁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