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탄핵 때는 2시간 20분 만에 속보당국자 "北 의도 예단 않고 지켜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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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로 연일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은 이에 관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5일 오후까지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등에 대한 사안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북한은 그간 윤 대통령을 '괴뢰'로 지칭하고 퇴진 집회 소식을 연일 보도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왔다.통일부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지난달 18일 이후 꾸준히 한국 내 반정부 시위와 시국 선언 관련 동향을 보도했다. 특히, 지난달 24일 이후로는 매일에 가까울 정도로 빈도가 높아졌다.이에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번에도 '체제 선전'과 '대남 심리전'을 목적으로 비상계엄 관련 보도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했지만 북한은 침묵하고 있다.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보도가) 며칠 내로 재개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북한의 의도를 예단하지 않고 지켜보겠다"고 밝혔다.이어 "과거에도 국내의 중대한 정치 상황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반응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며 "북한도 그간 한국의 역동적인 민주주의 상황을 수차례 지켜봤던 만큼 본인들의 개입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북한은 한국의 주요 정치 사안에 대해 시간차를 두고 반응해 왔다.헌법재판소가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을 결정했을 때 북한은 약 2시간 20분 만에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통상 속보를 내지 않는 북한의 특성상 전례 없는 보도였다.당시 북한 매체들은 "탄핵을 요구하는 남조선 인민들의 대중적 투쟁이 줄기차게 벌어진 가운데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탄핵을 선고했다"며 "이로써 박근혜는 임기 1년을 남겨두고 대통령직에서 파면됐고, 앞으로 일반 범죄자로서 본격적인 수사를 받게 된다"고 전했다.반면, 2004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기각됐을 때는 이틀 후 입장을 내놨다. 당시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을 통해 "수구 보수 세력에게 내린 남조선 인민들의 심판"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