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또 폭주 … '예산 감액안' 일방 처리검찰·경찰·감사원 특수활동비 전액 삭감딮페이크·마약 등 민생수사 차질 불가피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의사진행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의사진행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사상 초유의 예산 감액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국정 마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과 검·경, 감사원 등의 특수활동비(특활비)와 특수업무 경비(특경비)를 전액 삭감한다는 방침이다.

    사정기관의 기능 마비가 우려된다는 비판이 나오자 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야 협의를 요구하면서 민주당의 '예산 폭주'에 일단 제동을 걸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예산안 법정 처리 기한인 2일 의원총회에서 "우 의장께서 오늘 예산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그래도 마지막까지 민생예산, 미래를 준비하는 예산, 그리고 정책 예산을 관철하기 위해 정해진 기한 내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여당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처리한 예산 감액안을 이날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시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우 의장은 이날 본회의 시작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예결위가 의결한 예산안이 본회의에 부의돼 있지만 고심 끝에 오늘 본회의에 예산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 의장은 "현재로선 예산안 처리가 국민들게 희망을 드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여야 정당에 엄중히 요청한다. 정기국회가 끝나는 10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이날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 한 예산안은 정부 원안에서 4조 1000억 원을 감액한 673조 3000억 원이었다. 이 예산안에 따르면, 대통령실·국가안보실 특활비 82억5100만 원, 검찰 특활비 80억 900만 원·특경비 506억 9100만 원, 감사원 특활비 15억 1900만 원·특경비 45억 원 전액이 삭감됐다.

    정부 역점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 497억 원, 우크라이나 공적개발원조 예산 43억 원, 정부 예비비 2조 4000억 원 등도 삭감됐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 특활비 9억8000만 원과 특경비 195억 원은 전액 유지했다. 결국 '제 밥그릇'은 챙긴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 특활비는 그대로 살려놓고 국민들 밤길 편하게 다니게 하려는 경찰의 치안유지를 위한 특활비는 0으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비밀 수사와 조사 혹은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에 쓰이는 경비인 특활비·특경비가 삭감되면서 사정기관의 '기능 마비' 우려다. 딥페이크, 디지털 성범죄, 도박, 마약 등 민생범죄 수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1일 "예산을 감액만 하고 증액을 하지 않아 정부의 예산안 제출 이후 발생될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미국 신행정부 출범 이후 예상되는 통상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대응이 어렵고, 날로 국제 경쟁이 격화되는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피해가 발생될 경우 이는 전적으로 야당 민주당의 책임임을 밝힌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국가 기능을 마비 시키는 민주당의 입법·예판 폭주를 두고 "이러고도 정당 보조금을 받을 자격이 있냐"는 말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정부가 각 정당에 지출한 총 보조금은 약 3699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정당은 1584억 원을 받은 민주당이었다. 국민의힘은 1487억 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