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소 위성 사진 분석 결과화학무기 2500~5000톤 보유 추정
  •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평안남도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건설 현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평안남도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건설 현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 북부 지역이 화학무기 개발과 관련된 연구 시설의 거점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9일(현지시각)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함흥시 북부 일대는 북한 화학 산업과 연구·개발의 중심지로, 함흥화학공업대학, 국가과학원 함흥분원 등의 대학과 연구소, 제조시설이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RUSI는 보고서에서 해당 시설 인근에 군사시설, 터널 입구, 철도노선 등이 포착돼 민감한 연구나 생산활동이 은폐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RUSI는 위성 사진을 분석해 기밀 활동을 수행하기 적합한 지하 터널이나 폐쇄된 시설 여러 곳을 발견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해당 지역과 북한의 화학무기 프로그램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증명하진 못했지만, 연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방과학원 소재 함흥화학재료연구소는 열 보호 물질 개발 등 미사일, 로켓 제조와 관련된 활동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김정은이 이 시설의 확장 계획을 직접 점검한 것도 군사적 연결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보고서를 작성한 레니 필립스 RUSI 연구원은 RFA를 통해 "북한의 화학무기와 관련한 내용은 베일에 싸여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사이안화수소부터 신경작용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신경작용제를 생산하는 기술적 노하우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7년 북한이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을 신경작용제 VX로 암살한 것을 언급하며 "북한은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가입한 적도 없다. 우리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국방부의 국방 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1980년대부터 화학무기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현재 약 2500~5000톤을 비축하고 있다. 또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등 다양한 생물무기를 자체적으로 배양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북한이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살포하고 있는 '쓰레기 풍선'에 이런 화학무기를 실어 보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