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주의는 시나리오가 아니라 현실""韓 정책변화, 빠르고 초당적으로 이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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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터 차 한국석좌가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 위치한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빌딩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방미단과 면담을 갖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가운데, 미국 외교정책이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기조로 돌아갈 시 한국의 전문가들이 핵무장 찬성 진영으로 대거 돌아설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로 열린 대담에서 올해 1∼3월 한국의 싱크탱크 및 교수, 전현직 정부 관계자 등 전략 전문가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이처럼 관측했다.지난 4월 처음 공개됐던 이 설문 결과에서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한다'는 응답 비중은 34%에 그쳤고, 53%는 '그렇지 않다', 13%는 '잘 모르겠다'고 답한 바 있다.핵 보유를 지지하는 응답자의 68%는 스스로를 '보수'로 규정하기도 했다.하지만 11월 미 대선 결과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돌아온다면 한국의 핵 보유에 대한 지지가 오르겠느냐는 질문에 핵 보유 반대 그룹의 51%가 '지지 상승'에 무게를 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층에서도 83%가 '지지가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설문 결과에 대해 차 석좌는 "핵무장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이미 있는 상황에서 전략 전문가들의 의견이 바뀔 경우 정책 변화가 매우 빠르게 이뤄질 수 있으며 이는 초당적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핵무장에 대한 실제 한국의 여론 지형을 어떻게 바꿀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미국 우선주의는) 이제는 단지 시나리오가 아니라 현실"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냐에 대해 한국 내에서 많은 고민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명확한 대답은 하지 않았다.그러면서 "내년 1분기 중 전략 전문가를 대상으로 다시 설문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차기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추진할 경우 한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차 석좌는 "카멀라 해리스 행정부라면 한국의 핵무장에 매우 강한 반대가 있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 하에선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겠다"라고 답했다.차 석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기간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의 독자적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고 발언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에 대해 "한국 내에서 분명히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에 대한 질의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차 석좌는 "한국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강대국에 둘러싸인) 나쁜 지리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가장 멀리 있는 강대국과 동맹을 맺었을 때 가장 안전하고 성공적이었다"며 "지난 70년간 그래왔듯 (한미) 동맹에 투자하는 게 가장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핵무장 결정은 한미동맹에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한국의 안보 상황도 바꾸게 된다"며 "한국이 핵을 가지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도 한국에 대한 핵 공격 계획을 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핵무장론은 이를 통해 안보 불안을 줄이자는 데 있지만, 실제로는 안보 위협을 늘려 더욱 불안정한 환경에 놓이게 만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