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둘러 불만 표시? … 韓 "더 겸허해야 한다"엇갈리는 與 반응 … "미흡했다" vs "진솔했다"
  •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이종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이종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당은 즉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이후 고심하던 한 대표가 침묵을 깨고 내놓은 첫 일성이다. 다만,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에 대해 구체적인 평가는 하지 않았다.

    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 어제 현 상황에 대해 사과하고 인적 쇄신, 김건희 여사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의 조건 없는 임명에 대해 국민께 약속하셨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속도감 있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 민심에 맞는 실천을 위해 당은 지금보다 더 민심을 따르고 지금보다 더 대통령실과 소통하고 설득하겠다"며 "(특별감찰관 임명 추진에 대해) 필요한 절차 준비를 지시했다. 민심과 함께 가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우리 모두 국민 앞에 더 겸손하고 겸허해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놓지 않은 채 "더 겸손하고 겸허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관해 국민의힘의 한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는 뉴데일리에 "달리 할 얘기가 나올 수 있겠느냐"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안 하느니만 못한 기자회견이었다"고 말했다.
  • ▲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진행한 지난 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을 찾은 시민들이 TV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서성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진행한 지난 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을 찾은 시민들이 TV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서성진 기자
    그러나 한 대표가 아직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아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 당정·계파 갈등은 확산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여권의 갈등을 조장하는 야권의 '갈라치기' 전략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는 게 중론이다.

    친한계로 꼽히는 정성국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소위 친한계라고 하는 원내에 있는 분들은 발언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며 "대표께서 이 기자회견 자체에 대한 평가만을 하기에는 앞으로의 정국이 너무 많은 연계성이 있기에 대표의 발언 한마디가 폭발성이 너무 크다. 그래서 대표님께서 아마 고심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계파를 막론하고 윤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전날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진솔하고 소탈했다"고 평가한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친윤(친윤석열)계로 꼽히는 권영세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진솔하고 소탈하고 겸손했다"며 "이게 계기가 돼서 앞으로 후속 조치가 이어진다면 아마 냉랭했던 우리 국민의 마음도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정 의원은 "아쉽고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는 미흡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특별감찰관 임명과 여사의 활동 중지 선언은 크게 진일보한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대통령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는 대통령의 말씀과는 다르게, 많은 이야기가 변명처럼 들렸다. 아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