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北 러시아 파병에 정부 공세 열 올려이재명, 회의 발언 대부분 정부 비판에 할애금투세 관련 입장은 침묵 … 與 "증시 골병"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정부 비판에 열을 올리고, 민생 문제를 등한시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북한을 향한 비판보다 정권 공세에 집중하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 경제 현안을 좌시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북한이 파병한다고 하는데 이거 정말 옳지 않은 일"이라며 "파병 하겠다는 북한 입장에 대해 강력한 규탄의 말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남의 나라 전쟁에 인민들을 전쟁 구렁텅이로 몰아넣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살아갈 길이 있음을 명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이 알려진 후 이 대표 입에서 처음으로 나온 북한 규탄이다. 민주당은 이 외에 별도로 북한을 규탄하거나 비판하는 입장을 발표한 적이 없다. 

    앞서 27일(현지시각)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군 영상과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 이번에 파병된 군인들이 10대에서 20대 초반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총알받이' 병력을 보내 러시아 정부의 반응을 살피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북한을 규탄하는 대신 민주당은 오히려 정부의 전쟁기획설을 설파하는 데에 정성을 쏟고 있다.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정부 공세를 강화하기 위한 카드로 보고 있는 셈이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의 우크라이나전 군사적 개입 운운은 김건희 이슈와 정권의 무능을 전쟁 공포로 덮으려는 파국적 망동"이라며 "남북한 대리전을 획책하고 대한민국에 전쟁을 끌어들이려는 이런 행위는 외환유치죄라는 중대범죄가 성립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도 전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크라이나의 불길을 서울로 옮기고자 획책한 외환유치 예비음모이며 계엄 예비음모"라며 "대통령실이 이미 개최한 우크라이나 관련 비상대책회의 관련자 전원에 대한 조사와 공수처 긴급수사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정치 공세에만 집중하는 것을 두고 의문 부호가 따라붙는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집권을 준비한다며 집권플랜본부를 처음으로 가동했다. 각종 민생 현안을 챙기고 정책을 개발해 윤석열 정부 붕괴 이후에 확실한 '이재명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 대표의 행동은 민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8분 36초)에서 민생 관련해 1분 5초 정도 언급했을 뿐이다. 남은 시간은 대부분 정부 비판에 할애했다. 이태원 참사 추모와 의료 대란 사태 정부 비판,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판, 전쟁기획설 등이 발언의 대부분이었다. 

    경제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금투세 등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민주당이 지난 4일 의원총회를 통해 지도부에 금투세 관련 당론 결정을 위임했지만, 이 대표가 이를 결정하지 않으면서 24일이라는 기간이 흘렀다. 당내에서는 여전히 금투세 유예와 폐지 강행론이 뒤섞이며 불필요한 언쟁만 계속되고 있다.

    여당은 민주당이 금투세 등 경제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금투세 폐지를) 계속 머뭇거리고 미루는 동안 한국 증시와 투자자가 골병 들고 있다"며 "민주당은 민노총이 아니라 국민과 투자자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 그게 정상적 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