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수준 넘어서2개월 WTI 풋콜스큐, 2022년 10월 이후 최고수요 약화 전망하던 투자자들, 정세 격화에 태세 급전환
  • ▲ 석유 시추. ⓒ연합뉴스
    ▲ 석유 시추. ⓒ연합뉴스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 강세에 대한 베팅이 2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개월 선물에 대한 하락 베팅(풋옵션) 대비 상승 베팅(콜옵션) 비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치솟던 2022년 3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보복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란의 석유 수출이 막힐 가능성이 제기되자 다시 유가 상승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다. 이번 중동 위험이 석유 시장에 가하는 위험이 그만큼 고조됐다는 의미다.

    지난주 원유 선물가격은 1년여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으나, 옵션 시장에서는 이보다 열기가 더 뜨거웠던 것으로 보인다.

    헤지펀드나 원자재 시장 관계자들은 9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대부분 예측했다. 중국을 필두로 여러 국가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석유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 및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 회원국들도 공급을 늘릴 준비를 하면서 원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70달러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중동 정세가 격화하면서 시장 상황이 급반전했다.

    지금은 유가 급등에 대비하기 위해 옵션 물량을 사려고 아우성이다. 유가 불안이 이슬람 무장세력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인질 수백명을 납치했던 2023년 10월보다 더 높은 것이다.

    글로벌 금융기업 옵티버의 오일 옵션 책임자 아누라그 마헤쉬와리는 "유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고 유가 상승에 대한 베팅도 많이 늘었다"며 "내재 변동성은 지난해 10월 최고치도 넘어섰는데, 변동성 확대가 잠재적으로 석유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주 트레이더들은 브렌트유가 12월에 100달러 이상 갈 수 있다는 콜옵션도 많이 매수했다. 3일의 경우 전체 상승 베팅 거래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이 보복으로 석유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소식에 중동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WTI 선물은 지난주 중 11%까지 급등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보복공격을 막으려 한다고 밝히면서 우려는 다소 완화했다.

    하지만 공급 위험은 단기계약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CIBC프라이빗 웰스그룹의 레베카 바빈 수석 주식 트레이더는 "펀더멘털 투자자들은 2025년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칼리 가너 디칼리 트레이딩 설립자는 "본질적으로 시장이 유가 상승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았으며 유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시장에서는 내 투자종목만 손해를 본다는 두려움이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