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선거, 정권에 책임 묻는 의미 커""압도적 승리하게 해달라" 지지 호소"결과 이상하게 나오면 지도체제 위기"거대 의석수 앞세워 "예산확보 하겠다"현장서 지지자들 "이재명 대통령" 외쳐
  • ▲ 더불어민주당 영광 현장최고위원회의가 열린 23일 오전 전남 영광군 민주당 10·16 영광군수 재선거 후보로 나선 장세일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이재명 대표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영광 현장최고위원회의가 열린 23일 오전 전남 영광군 민주당 10·16 영광군수 재선거 후보로 나선 장세일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이재명 대표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10·1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거대 의석을 앞세워 본격적인 조국혁신당 견제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 대해 "군수가 누가 되느냐가 아닌 정권에 책임을 묻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23일 전라남도 영광군의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10·16 재보궐 선거 지원에 불을 지폈다.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는 전남 곡성·영광을 비롯해 부산 금정구와 인천 강화 등 4곳의 기초단체장을 뽑는다. 그 중에서도 전남 지역에서 민주당과 조국당이 접전을 벌일 것이란 예측이 나와 선거를 앞두고 양당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조국 대표 등 조국당 지도부는 영광과 곡성에 월세방을 얻어 '호남 살이'를 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민주당에서도 한준호 의원 등이 '영광 한 달 살기'를 진행 중이다.

    특히 민주당은 최근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조국당의 행태를 두고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쇄빙선이 지그재그로 가서 오히려 옆에 있는 우군인 우리를 들이 박으려 하고 있다"고 했다. 

    쇄빙선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제22대 국회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비유할 때 쓰는 단어다. 얼음을 부수고 앞으로 나가는 쇄빙선처럼 윤석열 정부와 맞서겠다는 의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호남 소홀론'에 대해 적극으로 발언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장기적으로 지역 권력을 가졌으면 차이점을 보여줬어야 하는데 큰 차이를 보여드리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며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민들 중) 이번에 큰 선거도 아닌데 다른 선택 해볼까 하는 심정을 이해한다"면서도 "민주당이 장기집권하는 곳은 지방자치정부도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후보를 선택했으니 압도적으로 승리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조국당 등 다른 야권이 아닌 민주당을 선택해달라는 의도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영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한준호 최고위원과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서도 "2기 민주당 지도부를 맡아 첫 선거를 치른다"며 "결과가 이상하게 나오면 민주당 지도체제 전체에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번 재보궐 선거를 '정부를 징계하는 선거'라고 규정하며 선거 의미를 확장했다.

    이 대표는 "(이번 재보궐 선거는) 한 지역에 몰려있지만 선거가 가지는 의미는 영광·곡성 군수가 누가 되느냐가 아니라 이 정권에 국민들이 다시 회초리를 들어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가 큰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거대 의석수를 앞세워 '소수정당 보다 힘 있는 민주당'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군수는 혼자 바꿀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며 "법안, 조례, 예산 등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결국 예산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예산확보는 정당과 국회의원이 함께 나서야 한다"며 "무소속이나 소수정당이 잘하겠나. 국회 과반 의석 정당이 예산확보를 더 잘하겠나"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장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에 대해서는 "공관위의 여러 판단에 의해 경선 자격이 주어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국당에서 장 후보자의 전과기록을 거론한 것을 맞받은 것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과가) 오래된 일이기도 하고 후보자가 그 과정을 통해 정치적으로 검증을 받아 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겠다는 공관위원의 판단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당 경선을 참여하겠다고 한 분이 다른 정당의 경선후보로 뛰어들고 후보가 되는 것도 정상적이진 않다"고 지적했다. 조국당 영광군수 후보로 나선 장현 후보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남 영광터미널 시장에서 지지자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남수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남 영광터미널 시장에서 지지자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남수지 기자
    이후 민주당 지도부는 장 후보와 함께 호남 민심 청취를 위해 영광터미널 시장으로 이동했다.

    현장에서 이 대표는 상인 및 지지자들과 악수를 이어가는 한편,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호도 이어졌다.

    한 민주당 지지자는 "오늘 (이재명) 대표님이 오신다고 해서 이재명 티도 입고 왔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이 대표를 격하게 반겼다. 

    또 다른 지지자도 눈물을 글썽이며 "이재명 대통령"을 연호하기도 했다. 시장 주변에선 "1번 몰빵가자"라며 장 후보를 연호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후 이 대표는 '쌀값 정상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쌀 한 가마니 가격이) 17만 원으로 떨어졌다는데 이렇게 해서는 원가 보장이 안 된다. 농업인들 다 죽으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쌀값을 20만 원 선으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제가 보기엔 지킬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쌀값 안정화 법도 우리 민주당이 정말 애써서 1년 내내 쫓아다니면서 만들었더니 거부권 행사하고, 쌀값을 20만 원 선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며 "정부 당국에서 대오각성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은 가운데 오는 24일에는 전남 곡성을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