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여야의정협의체와 입법 연계한 건 뜻밖"노종면 "민주당, 일주일 늦춰졌을 뿐 다 얻어"
  • ▲ 우원식 국회의장. ⓒ이종현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석 전 '해병순직·김건희특검법' 등 쟁점법안 국회 본회의 상정을 거부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납득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오히려 국회 운영 전략상 효능감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2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우 의장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한 법안들을 이날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국회를 원만하게 운영하려는 의장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여야의정협의체와 국회 입법을 연계한 것은 참으로 뜻밖"이라고 했다.

    이어 "여야의정협의체는 국회 본회의에서 논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입법은 국회 본회의를 열어 처리해야 될 일이다. 별개의 절차로 진행될 일인데 이것을 한데 묶어 입법을 고려하겠다고 말하니 납득하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재고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등 야당은 전날 법사위에서 '해병순직·김건희특검법'과 이재명 대표의 대표 정책인 '지역화폐법'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들은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우 의장이 "지금은 여야의정협의체 가동에 집중하자"며 법안 상정에 제동을 걸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법사위에서 통과한 법을 개인 판단으로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매우 당황스럽고 경악스럽다"며 "국회의장도 의장 이전에 한 명의 국회의원"이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우원식, 박병석·김진표와 뭐가 다른가", "기계적 중립을 지키면 뭔가 되게 멋져 보이는 줄 아는 듯", "감당 못 하겠으면 의장 자리에서 내려와라"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우 의장에게 보낸 '항의 문자'를 인증하는 글도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는 우 의장이 쟁점 법안 상정을 아예 거부한 건 아니기에 크게 상관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 의장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오는 19일 본회의에 법안이 상정될 수 있도록 여야에 협의를 요청한 상태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추석 전에 법안을 강하게 처리하면 여당이 반발이 커질 것이기에 국회의장으로서 입지를 생각해 일단 합의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며 "법안 상정은 어차피 초하루에 하나, 그믐에 하나 모두 마찬가지"라고 했다.

    다른 재선 의원도 "의장이 고민해서 내린 결정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옹호했다.

    이와 관련,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히려 국회 운영 전략상 효능감이 매우 커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본질은 아니지만, 의료 대란인데 또 특검법이냐는 뻔한 프레임도 무력화했고, 국회의장과의 관계에서도 긍정 효과가 훨씬 크다"며 "민주당은 일주일 늦춰졌을 뿐 다 얻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