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서 李-檢 신경전… '故김문기 몰랐다' 재차 주장"출장서 직원과 골프 자주 치나… 이례적이라면 기억 못할 이유 없어"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 ⓒ이종현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해외 출장 중 골프를 친 사실은 있지만 기억날 인물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공무 출장 중 골프와 낚시를 즐긴 일탈 사례가 다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많냐며 추궁했고 이 대표는 "정치적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는 질문"이라며 답을 피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한성진)는 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재판에서 이 대표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피고인 신문은 증거조사 완료 후 피고인에게 공소사실이나 정상에 관해 신문하는 절차로 통상 재판 마무리 단계인 결심 직전에 한다.

    이날도 이 대표는 김 전 처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등 도시공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당시 기억하지 못했다며 사건이 진행되면서 사후에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 호주 출장지에서 공식 일정에서 벗어나 김 전 처장과 골프, 갯바위 낚시 등 활동을 즐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하급 직원까지 기억할 정도로 "시장은 한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전 처장은 당시 동행한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의 수행원 정도로만 알았다며 "하급 실무자와 시장과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은 검찰의 비상식적이고 과도한 억측"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같은 취지의 진술을 반복하자 검찰은 이 사건 출장을 제외한 경우에도 동행한 공무원 등과 골프를 친 사실이 있냐고 물었다.

    이 대표의 주장대로 시장과 하급 직원이 해외 출장에서 공식 일정을 이탈해 골프를 즐겼다면 이례적일텐데 거짓으로 진술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다.

    그러자 이 대표는 "정치적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는 질문이라 답변하기 싫다"며 수차례 답을 피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해외 출장 횟수는 16회다. 

    이 대표는 "장기간 출장 중 주말 등 휴일도 있어 계획에 없던 다른 일정을 갖는 경우도 있다"며 호주 출장 당시에는 "쓸모없는 일정도 있어 따라갈 가치를 못 느꼈다. 그래서 담당 직원을 질책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에서 대장동 핵심 관계자로 알려진 김 전 처장이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잃은 것과 관련 "하위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처장은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관련 검찰 조사를 받아 이 대표의 인터뷰 전날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