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사 중 7곳은 올해 투자 전혀 안 해美-中 갈등에 中 정부 통제 강화 등이 원인"中 급성장시 '골드러시' 연상했지만, 지금은 위험해 보여"
  • ▲ 중국 수도 베이징 시내 중심가 비즈니스 지구. 240318 AP/뉴시스. ⓒ뉴시스
    ▲ 중국 수도 베이징 시내 중심가 비즈니스 지구. 240318 AP/뉴시스. ⓒ뉴시스
    미-중간 갈등 고조와 중국 정부의 기업통제 강화 등으로 블랙스톤, KKR, 칼라일 등 세계 10대 사모펀드의 중국 투자가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들 사모펀드의 올해 중국에 대한 신규투자는 5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들어서는 이들 10개 사모펀드 가운데 7개는 아예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은 전했다.

    이들 10개사는 2021년만 하더라도 중국 기업에 대한 신규투자 건수가 30건에 달했다. 그 이전 해에도 비슷한 수의 투자를 해왔으나, 최근 들어 매년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때 중국에서 가장 활발한 투자활동을 벌여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과 생활정보 사이트 58닷텀의 지분을 매입했던 워버그 핀커스도 올해 신규투자가 없으며 지난 2년간 단 두 건의 투자만 성사시켰다. 앞서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18건과 15건이나 됐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도 올해 물류창고 지분 확대를 위한 소규모 투자를 제외하고는 2021년 이후 거래가 없었다.

    이를 제외하면 올해 어드벤트와 베인 만이 중국 기업에 투자한 셈이다.

    어드벤트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콘퍼런스·전시기업 'VNU 엑스비션 아시아'와 반려동물 사료업체 '시크 펫 푸드(Seek Pet Food)'에 투자했다.

    베인의 경우 자신들이 지분을 보유한 제지업체 페드리고니가 취저우에 있는 제지공장 소유주 아조위긴스와 전자테크(RFID) 기업 보잉테크의 지분을 매수했다.

    이들 사모펀드는 지난 10년간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진출해 기업 지분을 매입한 뒤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해 큰 이익을 봤다.

    하지만 2021년 중국 당국이 자국 차량공유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의 뉴욕증시 상장 이후 해외 상장에 대한 단속에 나서면서 사모펀드들의 중요한 투자금 회수방법이 사실상 거의 막혔다.

    게다가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중국 기술분야에 대한 사모펀드 투자를 제한하려는 미국의 계획도 투자자들을 좌절시켰다고 FT는 덧붙였다.

    대안투자운용협회(AIMA)의 리커성 아시아·태평양 공동 책임자는 "중국은 지정학적 긴장과 예측 불가능한 규제,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중국 급성장이 '골드러시'를 연상케 했지만, 오늘날에는 돋보기와 핀셋으로 금을 캐는 것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컨설팅사 아시아그룹(the Asia Group)의 중국 담당자 한 린은 "해외투자 규정과 같은 지정학적 제약으로 인해 중국은 많은 기회에도 투자시장으로써 점점 더 위험해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