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락 이튿날 최대폭 상승…서킷브레이커도 발동'낙폭 과다' 반발 매수에 엔화 약세 전환 등 여파"시장 낙관으로 기운 것 아냐…높은 변동성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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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의 한 주식 전광판. 240806 AP·교도/뉴시스. ⓒ뉴시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사상 최대 낙폭으로 하락한 이튿날인 6일 역대 최대폭으로 상승하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이날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3217p(10.2%) 오른 3만4675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4451p(12.4%) 폭락했던 닛케이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급반등해 오전 10시께 3453p 폭등하면서 거래시간 기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현지 공영 NHK 등에 따르면 이전에 닛케이지수가 최대로 상승했던 날은 1990년 10월2일(2676.55p)이었다. 상승폭은 거래시간에는 2677p, 종가 기준으로는 2676p였다.이날 오전 주가 급반등에 따라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도 잇달아 발동됐다.오사카 증권거래소는 개장 직후 닛케이 선물 9월물과 일본 종합주가지수인 토픽스(TOPIX) 선물매매에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전날 12.2% 급락했던 토픽스도 이날 9.3% 상승했다. JPX 닛케이 인덱스 400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924.24p(9.45%) 뛴 2만2289.31에 거래를 마쳤다.반도체 관련 기업인 도쿄일렉트론과 어드반테스트, 올해 2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최고였다고 발표한 도요타자동차는 모두 12% 넘게 올랐다.닛케이는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5일(현지시각) 2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음에도 일본 증시가 급등한 요인으로 엔화 약세 전환과 전날 낙폭이 과도했다는 인식에 따른 반발 매수세를 꼽았다.이 신문은 "반등세를 노린 매수세가 유입됐다"며 "엔/달러 환율이 오름세로 전환(엔화 약세)한 것도 수출 관련주에 대한 매수세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또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달(48.8)보다 2.6p 오른 51.4를 기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경기 확장-위축을 가르는 기준선인 '50'을 웃돌면서 미국 경기 후퇴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이 일단 누그러졌다고 닛케이는 해석했다.아울러 이날 발표된 6월 일본 노동자 실질임금이 27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주가상승 순풍으로 작용했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다만 전날 대규모 매도를 촉발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반등의 지속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남았다. 캐리 트레이드란 일본이나 스위스 등 저금리 국가에서 돈을 빌려 다른 곳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 캐리 통화는 엔화로, 가장 거래가 활발하다.페퍼스톤의 크리스 웨스톤 리서치 책임자는 로이터통신에 "어제(5일) 아시아 시장에서 주로 마진 포지션의 대규모 청산으로 숨 막히는 역사적 움직임이 나타났고, 오늘은 개장과 함께 견고한 반등세가 보였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닛케이의 내재 변동성 수준이 매우 높은 상황인 만큼 당분간 불꽃놀이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닛케이도 "시장이 낙관으로 기운 것이 아니어서 (주가) 급락으로 괴로운 개인투자자 등의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듯하다"면서 일본 증시가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처럼 "당분간은 불안정한 시세가 이어지기 쉬울 것"으로 전망했다.앞서 닛케이지수는 전날 12.4% 하락한 3만1458에 장을 마감했다. 하루 낙폭은 4451p로, 1987년 10월20일 블랙 먼데이를 뛰어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지난달 11일 사상 최고인 4만2224까지 치솟았던 닛케이지수는 전날까지 20%에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10월 수준으로 돌아갔으나, 이날 다소 회복했다.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한때 146.2엔대까지 올랐으나, 15시20분께는 146.1엔대를 기록했다. 전일 종사는 143.4엔 선이었다.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급변하는 증시와 관련,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면서 일본은행과 밀접히 협력해 경제‧재정 운영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