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올해부터 '빗물담기 프로젝트' 시행 가용부지에 빗물 일시 저장으로 저지대 침수 예방 사당IC 저류조·관악산 호수공원 빗물저류시설 개선 '오세이돈' 불명예 벗나…吳 "침수사고 대비 만반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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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재임 기간 동안 '비'와 악연이 깊었다. 첫 번째 시장직을 달았던 2006년부터 2011년까지 광화문과 강남 일대가 반복적으로 물에 잠기고 우면산 산사태로 인명 피해까지 속출하면서 책임론의 한복판에 섰다.지난 2022년 8월에는 100년 만의 '물폭탄'으로 강남역 등 도심 곳곳이 침수 피해를 입으면서 '오세이돈(오세훈+바다의 신 포세이돈)'이란 오명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서울시는 올해 이 같은 침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빗물 저류 방안 등 풍수해 대책을 선제적으로 꺼내 들었다. 빗물저류조 증설 등 방재기반시설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공원·운동장 등 가용부지에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10cm 빗물담기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 것이다.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둔 지난 6월 사당역과 도림천 일대를 찾아 빗물저류 시설 현장을 밀착 점검했다.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사당IC 저류조는 사당천 상류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기존 바닥을 5m 추가로 굴착해 빗물 저류량을 1만8000톤(t)에서 3만t까지 늘렸다. 지난 5월 공사를 완료하고 이번 여름부터 운영을 시작했다.실제로 이번 폭우 상황에서 우면산에서 내려오는 빗물을 가둬 사당천 하류부인 사당역과 이수역 일대 침수 피해를 막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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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도림천 상류에 위치한 관악산 호수공원은 최대 저류 계획량을 2500t으로 잡고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집중호우가 예보되면 호숫물을 미리 빼내 수위를 낮추고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계곡물이 한꺼번에 저지대로 몰리지 않도록 호수에 모아두게 된다.올해 임시 가동하는 신림공영차고지 저류조(3만5000t)와 함께 하류인 도림천으로 흘러드는 빗물의 유입량을 줄여 하천 범람 위험을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이 같은 대책들은 폭우가 내리는 상황에서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해 유출량을 줄이는 '10cm 빗물 담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호수와 저수지뿐만 아니라 건물 옥상을 비롯한 운동장, 공원, 공사장 등 가용 부지가 모두 활용될 수 있다.단시간에 저지대와 하천으로 빠르게 유입되는 빗물을 막아 하천 범람과 침수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핵심이다.실제로 비 피해가 잦은 사당역 일대는 수도방위사령부 건물 옥상과 연병장(6000t)을 저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강남역 일대는 공공·민간 건물 옥상을 빗물담기 부지로 쓴다. 시는 연내 1000개의 '유출 지연 배수홈통'을 설치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양재천 일대는 청계저수지(42만t)와 서울대공원 주차장(2천300t)을 활용해 유출량을 줄인다.이처럼 서울 시내에서 상습적으로 발생해 온 수해(水害)에 대한 선제적 대응력을 높이면서 오 시장의 불명예스런 '오세이돈'이란 별명은 '인명피해 제로'라는 타이틀로 뒤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오 시장은 빗물저류 준비 현장 등 수해 대책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올여름 이상기후를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빗물을 가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준비해 온 저류시설이 속속 완료되고 있다"면서 "침수 사고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