졍봉주, 최고위원 후보 최종 8인에 들며 본선行막말 논란·친문 성향으로 친명계는 우려"이재명 2기 지도부에 어울리지 않는다" 비토↑
  • ▲ 막말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공천이 취소된 정봉주 전 의원이 3월 1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막말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공천이 취소된 정봉주 전 의원이 3월 1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정봉주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로 전당대회 본선에 오르자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각종 막말로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공천 취소된 정 전 의원이 당 지도부로 입성하면 '이재명 2기'가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 강성 친명계로 평가받는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소속의 한 의원은 15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정 전 의원의 전투력과 과거 해온 일들에 대해 존중한다"면서도 "이재명 대표와 함께하는 당 지도부로서 적합한지는 당원들도 또 동료 의원들도 다르게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전날 국회도서관에서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최종 후보 8인'에 선정됐다. 원외 인사로는 유일하게 본선에 올랐다. 

    그런데 친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 전 의원에 대한 '비토'가 생각보다 강하다. 가장 큰 문제는 그의 과거 발언들이다. 

    정 전 의원은 2017년 6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정봉주의 전국구'에서 "DMZ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 지뢰"라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거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2015년 국군 장병이 북한의 DMZ 목함 지뢰를 밟아 다리를 잃은 사건이 있었는데, 이를 비하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해당 발언은 지난 3월 총선 한 달여 앞두고 불거졌다. 정 전 의원은 "당시 당사자에게 사과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하재헌·김정원 하사는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거짓 사과 논란'으로 번지자 이재명 전 대표는 정 전 의원의 서울 강북을 공천을 취소했다.

    4개월 만에 전당대회 후보로 나선 정 전 의원은 당시 공천 취소를 '희생'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공천 취소와 관련해 "부족함이든 제 억울함이든 희생을 요구할 때 주저하지 않았다"면서 "민주당의 승리가 너무 소중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신이 공천 취소의 억울함 속에서도 '선당후사' 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게다가 정 전 의원이 이 전 대표보다는 친문(친문재인) 성향을 띈다는 점도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이 전 대표 강성 지지층은 탐탁지 않게 보고 있다. 

    개딸은 이런 정 전 의원을 향해 "약점이 많아 공격당하기 십상이다", "혼자 떠드는 건 좋은데 이 전 대표 옆에서 하는 건 안 된다", "자기밖에 모르는 정치인" "조국당 최고위원 가는 게 더 낫지 않겠냐"라는 글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 친명계에서는 특히 정 전 의원의 '가벼운 탄핵 발언'을 경계하고 있다. 당 지도부 공식 회의 석상에서 전투력을 보인다는 명분으로 '급발진'을 할 경우 당이 전략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정 전 의원은 전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최고위원 예비경선 정견 발표에서 "입으로 하는 탄핵이 아닌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기 위한 전사의 모습이 뭔지 앞장서 보이겠다"며 "현역 의원들은 탄핵을 말씀하기 불편하다. 거리에 당원 및 국민과 소통하는 최고위원 한 명 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거리와 소통하는 최고위원이니 탄핵 전사니 하는 말은 민주당이 의석이 부족할 때나 써먹던, 너무 오래되고 낡은 레토릭"이라며 "민주당이 보유한 의석으로 당 지도부가 거리 정치하고, 탄핵을 시도 때도 없이 외치면 오히려 국민의 반감만 불러오고 이 전 대표에게도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