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반도체 개발 위해 중국 국영 반도체기업과 협업美 반도체 수출통제에도 AI 시대 따른 수요 급증 대응SCMP "韓 기업,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지배…갈 길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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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중 반도체 규제 강화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이번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반도체 제조를 위해 중국 국영 반도체기업 우한신신과 손잡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1일 보도했다.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든 고성능 반도체 메모리 기술로, 기존 메모리보다 높은 데이터 전송과 대용량 처리능력을 제공해 AI 시대에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시장분석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HBM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미국 마이크론 9% 순이었다.소식통은 화웨이-우한신신 협업 프로젝트에 CoWos 제공 임무를 맡은 패키징 회사 장쑤창장일렉트로닉스테크와 퉁푸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참여한다고 말했다.CoWos는 첨단 패키징 공정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기술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 칩을 하나의 기판 위에 쌓아 처리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공간을 절약하고 전력소비를 줄이는 고정밀 기술이다.현재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CoWos가 필요하다.SCMP는 "미국 블랙리스트에 오른 화웨이가 HBM 칩에 진출하는 것은 미국의 기술제재를 무시하려는 화웨이의 가장 최신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미국 제재로 추락했던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8월 말 중국산 7나노(㎚, 10억분의 1m) 첨단 반도체를 장착한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 출시로 반등했다.5월 로이터통신은 중국 주요 D램 반도체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퉁푸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HBM 칩 샘플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그에 앞서 4월 온라인 기술 매체 '디 인포메이션'은 화웨이가 이끄는 일련의 중국기업들이 2026년까지 중국산 HBM 칩의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보도했다.또한 3월 우한신신은 한 달에 12인치 웨이퍼 3000개를 생산하는 HBM 칩 첨단 제조시설 건설을 위한 입찰을 발표했다.다만 SCMP는 "중국은 HBM 칩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미국의 반도체·AI 분야 기술 제한 속에서 분석가와 업계 관계자들이 그 개발과정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면서도 화웨이의 HBM 반도체 생산계획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SCMP 측은 "HBM 반도체 시장은 사실상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지배하고 있다"며 "주요 반도체 설계업체인 엔비디아와 AMD,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텔은 자사 제품에 HBM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사이먼 우 연구원은 "HBM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급증하지만, 중국의 반도체 공급망은 이 같은 수요의 혜택을 누릴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중국의 반도체 공급망은 주로 중저가 제품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미국 정부가 '게이트 올 어라운드(Gate All Around, GAA)'와 HBM 등 최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제한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2022년 10월 시행한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에 이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