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윤계' 나경원·윤상현과 전략 연대 가능성한동훈 '1강 체제' 견제 … "어대한 아냐"주도권 확보 위한 최고위원 후보군 물색 돌입
  • ▲ 이철규(왼쪽)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 이철규(왼쪽)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하면서 친윤(친윤석열)계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친윤계 내에서 한 전 위원장의 대항마로 내세울만한 마땅한 당권주자를 물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자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분위기 견제에 돌입했다.

    그간 정권 심판론이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패배 원인이라는 시각이 팽배하자 친윤계는 각종 현안에서 전면에 나서기 꺼려하는 등 위축된 모습이었으나, 전당대회가 임박해지면서 본격적으로 움직임에 나선 것이다.

    우선 친윤계는 한 전 위원장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해 견제구를 날리며 힘 빼기에 돌입했다.

    친윤계인 유상범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대한이라고 한다는 것은 적극적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크게 나타나는 것"이라면서도 "언제든지 민심이나 당심은 상황에 따라 바뀐다"고 했다.

    조정훈 의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최소한 원내에서의 분위기는 어대한을 느끼기 어렵다"며 "한동훈 아니면 절대 안 된다라고 여론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들은 정말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총선 책임론'을 부각하는 동시에 비윤(비윤석열)계와 전략적 연대를 통한 대항마를 내세우는 방안이 거론된다.

    나경원 의원과 윤상현 의원은 비윤계로 분류되는 동시에 유력 당권주자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이들 중 한 명을 지원 사격할 가능성이 크다. 

    친윤계는 지난 전당대회에서도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3%대를 기록하던 김기현 의원을 전폭적으로 밀어주며 최종 당선을 이끌어 낸 바 있다.

    다만 나 의원이 친윤계와의 직접적인 연대를 반기지 않고 있어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나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친윤계 지지든 비윤계 지지든 반윤계 지지든 출마를 하면 어떤 표든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면서도 "계파에 줄 서지 않는 사람이기에 특정 계파하고 손잡고 가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에 친윤계가 최고위원 선거에 눈을 돌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이 당권을 거머쥐게 되더라도 친윤계가 최고위원으로 대거 지도부에 입성한다면 독주를 막고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중 4명이 사퇴하면 지도부가 해체된다. 지도부의 운명이 최고위원의 거취에 달렸다는 의미다. 

    친윤계는 우군 확보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전 위원장의 '1강 체제'에 맞설 인사들을 중심으로 최고위원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이다. 자천타전으로 원내에선 조정훈·신동욱·김민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