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색 정진새, 윤색·연출 부새롬…김수현·김용준·성여진 등 출연
  • ▲ 연극 '햄릿' 홍보 이미지.ⓒ국립극단
    ▲ 연극 '햄릿' 홍보 이미지.ⓒ국립극단
    배우 이봉련이 해군 장교 출신의 덴마크 공주 '햄릿'으로 돌아온다. 

    국립극단은 7월 5일부터 29일까지 1601년 윌리엄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먼저 집필된 '햄릿'(각색 정진새, 윤색·연출 부새롬)을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2020년 이봉련을 '햄릿'에 캐스팅해 화제가 됐으나 코로나19 확산세로 온라인 극장을 통해서만 몇 차례 공개된 바 있다. 당시 눈을 뗄 수 없는 극의 전개와 압도적인 미장센, 광기로 치부할 만큼 파격적인 연기로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관객의 재공연 요청을 받아왔다.

    국립극단은 앞서 두 번에 다른 '햄릿' 프로덕션을 진행했다. 2001년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 '햄릿'은 국립극단 출신 탤런트 김석훈이 '햄릿' 역을 맡고, 민중극단의 정진수 연출이 번역·연출을 담당했다.

    두 번째는 2007년 '테러리스트 햄릿'이라는 제목으로 관객을 만났다. 칼 대신 총을 든 파격적인 햄릿을 콘셉트로, 독일 만하임 국립극장의 예술감독을 역임한 독일 연출가 옌스-다니엘 헤르초크가 참여했으며, 이듬해 재연되기도 했다.
  • ▲ 연극 '햄릿' 홍보 이미지.ⓒ국립극단
    ▲ 연극 '햄릿' 홍보 이미지.ⓒ국립극단
    이번 프로덕션은 연출가 부새롬과 각색가 정진새가 새로운 시대를 반영한 '햄릿'을 탄생시켰다. 원작의 남성이었던 왕위 계승자 햄릿을 여성으로, 햄릿의 상대역인 오필리어는 남성으로 바꿨다. 길덴스턴, 호레이쇼, 마셀러스 등 햄릿의 측근들에 적절히 여성을 배치했다.

    각색의 정진새는 "단지 원작이 대단하다는 이유로 이해가 되지 않는 연극을 수용해야 한다면 그것은 연극 본연의 매력을 외면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동시대의 관객들이 납득할 수 있는 여부를 기준으로 원작 숭배자와 타협 없이 마음껏 각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작품은 선과 악의 구분지도 제거했다. 햄릿의 대척점에 서 있는 '클로디어스'를 포함해 작중 인물들이 행하는 선택과 결단을 완전히 옹호하거나 비판할 수 없도록 각 인물의 행동마다 적절한 정당성을 부여했다.

    부새롬 연출은 "인간이 살면서 완벽하게 옳을 수만은 없고 서로 간의 명분과 옳음이 달라서 부딪히게 되는 것"이라며 "그 누구도 완벽하게 악인일 수 없고 선인일 수 없다는 지점이 작품을 더욱 암투적이고 재밌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햄릿'을 내세운 것에 대해 "햄릿이 여성이어도 남성과 다를 바 없이 왕권을 갖고 싶고, 복수하고 싶고, 남성과 같은 이유들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성별을 넘어 단지 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모습에 집중하는 것이 작품의 본질을 보여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 ▲ 연극 '햄릿' 포스터.ⓒ국립극단
    ▲ 연극 '햄릿' 포스터.ⓒ국립극단
    배우 이봉련이 '햄릿' 공주로 분해 복수의 칼을 겨눈다. 이봉련은 '햄릿'으로 2021년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연기상을 받았다. 김수현은 형이 죽은 후 왕국의 왕이 된 햄릿의 숙부 '클로디어스'로 합류한다. 작품의 플롯을 비극적 결말로 이끌어가는 핵심적인 역할의 '폴로니어스' 역에 김용준이 캐스팅됐다.

    햄릿에게 클로디어스를 죽일 강력한 동기를 제공하는 왕비 '거트루트' 역에는 성여진이 출연한다. 이외에도 류원준(오필리어 역), 안창현(레어티즈 역), 신정원(오즈릭 역), 김유민(호레이쇼 역), 김별(마셀러스 역), 김정화(버나도 역), 이승헌(로젠크란츠 역), 허이레(길덴스텐 역)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연극 '햄릿'은 6월 7일부터 국립극단과 인터파크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7월 19~21일 한국수어통역과 음성해설, 한글자막, 이동지원 등을 지원하는 접근성 회차를 운영한다. 

    7월 14일 공연 종료 후에는 정진새 각색가, 부새롬 연출가, 박상봉 무대디자이너, 이봉련 배우가 참석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예정돼 있다. 또 세종예술의전당(8월 9~10일), 대구 수성아트피아(16~17일)에서 지역공연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