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사장도 MBC 보도에 '황당하다'는 반응""제작진 & 괴문서 작성·유포자 상대 법적 대응"
  •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박민 KBS 사장의 취임 이후 행보를 주문한 '대외비 문건('위기는 곧 기회다!!!')'을 입수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KBS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문건은 KBS와 전혀 관련 없는 '괴문서'"라며 "근거 없는 내용을 보도한 '스트레이트' 제작진과, 문건을 작성·배포한 성명불상자를 상대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춘호 KBS 전략기획실장은 "그런 문건이 있었다면 최소한 저나 여타 임원진이 봤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 문건을 보거나 구했다는 임원이 없다"며 "박민 KBS 사장도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황당해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기자회견에서) 일부 직원이 회람을 했다고 했는데 누가 회람을 했는지도 모르고, '간부 일부가 직원에게 줬다'는 대목도 있으나 이 역시 확인된 바 없다"며 "명백한 허위사실로 기자회견을 연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언론노조 KBS본부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스트레이트'가 해당 문건의 전달 시기를 '지난해 10월쯤'으로 특정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실장은 "괴문건을 작성한 시점은 전임 사장에 대한 해임 집행정지 가처분 기각 결정이 내려진 2023년 10월 20일 이후로 보인다"며 "또 문건에 언급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은 이미 박민 사장이 지난해 9월 25일 KBS 사장에 지원할 때 제출한 '경영계획서 첫머리'에 언급된 내용이라, 그런 문건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박 사장의 경영계획서를 베끼는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석했다.

    이 실장은 문건에 등장한 '2TV 민영화'에 대해서도 "이전 경영진 체제에서 두 차례나 650점 미만으로 3년 조건부 재허가를 받았지만, 박민 사장 취임 이후인 올해 1월 재허가 심사에서 기준 점수 650점을 넘겨 4년 유효기간의 재허가를 받았다"며 "KBS는 민영화를 공식적으로 검토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MBC '스트레이트'는 지난달 31일 방영한 <'독재화'하는 한국 - 공영방송과 '신보도지침'> 편에서 "지난해 10월쯤 당시 박민 KBS 사장 내정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제목의 대외비 문건을 입수했다"며 "총 18페이지 분량의 이 문건 속에 '대국민 사과' '인사 개편' 등 박 사장이 시기별로 해야할 일들이 제시됐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이 문건을 스트레이트에 제보한 KBS 직원은 "고위급 간부 일부가 업무 참고용으로 공유하고 있는 문건"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