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안무가' 작품 5년 만에 귀환셰익스피어 원작, 프로코피예프 음악 현대적으로 재해석
  • ▲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장면.ⓒLG아트센터
    ▲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장면.ⓒLG아트센터
    영국 안무가 매튜 본(64)의 최신작 '로미오의 줄리엣'이 5월 8~19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국내 초연된다.  

    고전발레 레퍼토리를 독창적이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매튜 본은 영국 공연계 최고 권위의 올리비에 어워드 '역대 최다 수상자(9회)'다. 세계적 주간지 타임으로부터 '현존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안무가'로 평가받았다. 

    1995년 공개한 '백조의 호수'에서는 가녀린 여성 백조 대신 근육질의 남성 백조를 등장시켜 돌풍을 일으켰다. 1986년 자신의 무용단을 설립한 이후 발표한 13편의 장편 작품들이 모두 흥행과 비평에서 성공을 거뒀다. 2016년 5월 영국황태자로부터 현대무용계 인물로는 최초로 기사 작위를 수여받기도 했다.  

    매튜 본의 공연은 국내에서 LG아트센터를 통해 2003년부터 8차례 관객과 만났다. '백조의 호수'(2003·2005·2007·2010·2019) '호두까기인형!(2004), '가위손'(2006), '잠자는 숲속의 미녀'(2016)가 무대에 올라 15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그의 이번 공연은 2019년 '백조의 호수' 이후 5년만이다.
  • ▲ 영국의 안무가 매튜 본.ⓒLG아트센터
    ▲ 영국의 안무가 매튜 본.ⓒLG아트센터
    2019년 런던에서 초연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가 쓴 불멸의 로맨스이자 프로코피예프가 작곡한 걸작 발레를 매튜 본이 오늘날 10대들의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 약물, 트라우마, 우울증, 학대, 성 정체성 등 현대의 젊은 세대가 마주한 민감한 문제들을 거침없이 묘사한다.

    작품은 가까운 미래, 청소년들의 교화시설 '베로나 인스티튜트'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경비원들의 규율과 통제로 가득한 이곳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만나 첫사랑에 빠진다. 10대들의 열정, 에너지, 무모함, 고통 등을 절절하게 담아낸다.

    프로코피예프가 작곡한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음악은 약간의 변화를 줬다. 작곡가 테리 데이비스와 15인조 앙상블이 편곡 작업에 참여했으며, 51개의 오리지널 스코어 중 30곡을 골라 순서를 재배치하고 5곡의 신곡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원작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이고 강렬한 음악이 만들어졌다.

    매튜 본의 무용단은 '지금 이 시대의 10대들의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작품 제작 방식에 변화를 꾀했다. 2018년 영국 전역에서 만 16~19세 무용수들을 선발하는 오디션을 개최했다. 1000명 이상의 지원자 중 워크숍 공연과 트레이닝을 거쳐 다수의 무용수를 정식 단원으로 합류시켰다.
  • ▲ '로미오의 줄리엣' 한국 공연에 출연하는 무용수.ⓒLG아트센터
    ▲ '로미오의 줄리엣' 한국 공연에 출연하는 무용수.ⓒLG아트센터
    매튜 본은 20대 여성 안무가 아리엘 스미스와 협업해 파워풀하고 에너지 넘치는 안무를 완성했다. 무용수들은 시종일관 무대 위를 질주하듯 움직이며 고난이도의 동작을 펼친다. 사랑에 빠진 로미오와 줄리엣의 파드되로 유명한 '발코니 신'은 열정적이다 못해 한 몸이 돼 구르고 도는 경이로운 춤을 선사한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이 장면을 "아마도 무용 역사상 가장 긴 키스 신"이라고 표현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젊은 세대가 무대 위에 지진을 일으키는것 같다"는 평가와 함께 가디언, 데일리 텔레그라프 등 영국의 유력 언론으로부터 별 다섯 개 만점을 받았다. 성공적인 초연을 마치고 2023년부터 런던·LA·파리·도쿄를 거쳐 서울로 이어지는 월드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투어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차세대 무용수로 발탁된 각각 세 명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출연한다. '로미오' 역에 파리스 피츠패트릭·로리 맥클로드·잭슨 피쉬, '줄리엣' 역은 모니크 조나스·브라이어니 페닝턴·한나 크레머가 맡는다.
  • ▲ 매튜 본의 '로미오의 줄리엣' 포스터.ⓒLG아트센터
    ▲ 매튜 본의 '로미오의 줄리엣' 포스터.ⓒLG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