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매춘' 무죄 받은 류석춘 전 교수, "내 사건 없었다면 정대협·위안부 거짓말 횡행""학생과 논쟁이 좋았다… 팽팽한 긴장 속 토론""일부 유죄 판단에 대해서는 항소할 것"
  • ▲ '위안부 매춘' 발언과 관련해 최근 무죄 선고를 받은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가 30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위안부 매춘' 발언과 관련해 최근 무죄 선고를 받은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가 30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위안부 가짜뉴스를 이 한 몸 바쳐 막아냈다."

    '위안부 매춘' 발언으로 국민적 비난의 화살을 맞았던 류석춘(68) 전 연세대 교수가 30일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법원의 판결에 따른 심경을 밝혔다.

    류 전 교수는 퇴직 전인 2019년 9월19일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과목인 '발전사회학' 강의 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 등의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지난 24일 류 전 교수의 '위안부 매춘' 발언과 관련 '학문적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위안부에게 허위 진술을 하도록 했다"는 발언과 관련해서는 정대협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학문의 자유도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법리 오해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류 전 교수도 항소 계획을 밝히며 "100% 무죄는 아니지만 중요한 대목에서 무죄를 받아 보람은 있다"고 말했다.
  • ▲ 대학 강의 중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학 강의 중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류 전 교수와 일문일답.

    -3년 넘게 이어진 재판이 일단락됐다. 소회는.

    "1심에서 완전히 무죄를 받지 못하고 '정대협이 위안부를 교육했다'는 부분에서 유죄를 받았지만 그 부분은 항소해서 다툴 것이다. 고등법원에서는 증거를 더 자세히 잘 정리할 생각이다. 사실 위안부들의 증언이 계속 바뀌고 있다. 오랜 기간 지켜보면 처음에는 (위안부가) 주로 부모를 원망하거나 취업사기를 당했다고 이야기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군인이 강제로 데려갔다는 것으로 (증언이) 바뀌고 있다. 나는 그것이 위안부를 대상으로 한 정대협의 교육이라고 증명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정대협의 악행이 드러날 것이다."

    -'위안부 매춘'은 어떤 경위로 나온 발언인가.

    "이날 강의 제목이 '발전사회학'이었다. 발전사회학은 왜 어떤 나라는 발전하고 어떤 나라는 발전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학문이다. 강의 중에 내가 '보통 일본이 우리나라를 수탈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엄청나게 못살게 됐다고 교육하는데 잘못됐다. 일제시대 인구도 늘어났고 생산력도 늘어났다'고 말했더니 '위안부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렇게 질문이 나와서 대답하다 이 난리가 났다."

    -수강생 중 일부가 발언을 문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는지.

    "생각 못했다. 위안부의 실체와 일제시대의 실체가 무엇인지에 관한 나의 견해가 있고 학생들 각자의 견해가 있어서 논쟁하는 것이 좋았다. 질문은 질문대로 오고, 나는 답변 계속하고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팽팽한 긴장 속에서 토론이 오갔다."

    -1심 판결은 '학문적 자유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에 관한 생각은.

    "나는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위안부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판사가 그 말을 100% 인정해주기는 자신이 없으니까 그냥 학문의 자유로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인다. 1983년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라는 일본사람이 <나의 전쟁범죄>라는 책을 냈다. 거기에는 '일제시대 일본군의 명령을 받고 조선반도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여자들을 끌고 갔다'고 쓰여 있다. 그것을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이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우리나라에도 보도되고 전 세계에 알려졌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일을 했다는 장소를 찾아다니기 시작하면서 확인을 다 했는데 맞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 드러났다.

    당시 <나의 전쟁범죄>에 제주도 단추공장에 가서 여자를 10여 명 납치했다고 적힌 것을 보고 제주신문 기자가 공장을 찾아갔다. 그런데 그때 일했던 사람들이 '나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제대로 검증했더니 다 거짓말이었다. 그래서 아사히신문 회장은 사과했고 편집국장은 파면됐다. 요시다 세이지와 아사히신문이 위안부 피해를 이야기할 때는 우리나라 언론이 그것을 다 받아줬다. 그런데 나중에 아사히신문이 사과하고 기사를 철회한 것이나 전부 엉터리라는 이야기는 우리나라에 알려지지 않았다."
  • ▲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가 30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뉴데일리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가 30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뉴데일리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법원 판결을 예상했나

    "법원의 판단이 어떻게 나올지 사실 오락가락했다. 법정에서 재판장이 검찰 측에 '증거를 빨리 제출하라'고 이야기할 때는 '아, 내가 이기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판사가 2023년 1월 선고하지 않고 두 가지 이유로 재판을 미뤘다. 첫 번째 이유는 이 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 중인데 그 판결 결과를 봐야 이 재판 결론을 낼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 이유로는 검찰이 제출하겠다고 약속한 기록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기록을 준비하는 시간을 주겠다고 말했다. 사실 검찰이 공소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피고를 무죄로 판결하고 끝내면 되는데 판사는 굳이 1년 가까이 재판을 중단한 것이다."

    -약 1년간 재판이 중단됐을 때 어떤 심정이었나.

    "불안했다. 무죄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무죄를 내리면 되지 왜 시간을 끄나' 하는 생각에 '나한테 불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판사마다 편차가 심해 불안했다."

    -정의연은 1심 결과를 두고 '반인권적, 반역사적 판결'이라고 지적했는데.

    "정의연이 상습적으로 하는 말이다.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역사 부정 세력'이라고 하거나 '반인권적 판례'라고 한다. 그냥 고장 난 레코드다. 사실 역사적 사실은 정의연이 증명해야 한다.

    처음에 위안부들은 '군복을 입은 사람이 아버지와 대화한 후 도장을 찍고 나를 데려갔다'고 이야기했다. 당시에는 군복을 민간인들이 많이 입고 다녔다. 군복을 입은 민간업자가 와서 아버지한테 돈 주고 딸을 판 것. 그래서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다'고 적힌 기록들이 많은데, 정의연은 이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당시 강의를 들은 학생들도 언론에 직접 나서던데.

    "학생들로서는 더이상 이 문제를 가지고 왈가왈부 떠들 명분이 없을 것이다. 창피한 일이다. 당시 실제 수강생은 50명쯤 됐다. 최근에 내 강의를 들은 김현동이 나를 옹호하는 글을 하나 올렸다. 내가 실제로 그런 방식으로 강의한다. 학생들이 '교수님,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라며 토론하는 것을 피한 적이 없다. 그날도 그런 토론을 하다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 그럼 다음 강의시간에 또 만나서 다시 이야기하면 되는데, 녹음본을 언론에 뿌렸다. 나는 학생이 비겁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판결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위안부 관련 가짜뉴스를 이 한 몸 바쳐 막아냈다. 보통 정년퇴직하고 새로운 인생을 산다고 그러는데, 정년퇴직 1년 전부터 삶을 괴로운 장으로 만든 사건이다. 고생은 했지만 지금이라도 중요한 대목에서 무죄를 받아 보람도 있다. 내 사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 횡행했을 것이다. 사건이 벌어지고 나니까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정년퇴직해서 슬슬 여생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너무 바쁘다. 최근에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건국전쟁>이라는 영화에 깊이 관여했다. 그 영화가 2월1일 개봉한다. 이승만 대통령을 '한강 다리를 끊고 서울 시민을 뒤로 한 채 혼자만 살려고 도망갔다'며 '런(Run)승만'이라고 비판하는 이들에게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영화에서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