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 땀 흘리고 선의 가진 분들"… 정치 등용문 아닌 쇄신 강조"정치인은 정치인의 역할이 있어… 비대위는 비정치인을 잘 모셔야"'금배지용' 인물은 사양… "국민적 지지 얻도록 다양한 인사 배치"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국회에 마련된 비상대책위원장실로 출근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국회에 마련된 비상대책위원장실로 출근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비정치인 위주로 비대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이미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만큼 비대위원도 내년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기 위한 인물이 아닌, 국민의힘이 전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인사를 전면에 배치하겠다는 뜻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27일 국회 출근길에 "(비대위원은) 당연히 비정치인 위주"라며 "정치인 위주로 할 것이라면 제가 이 자리에 나와 있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정치인은 정치인의 역할이 있다. 비대위는 그런 분(비정치인)을 잘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은 비대위원장이 당 상임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임명하며 당연직인 원내대표·정책위의장을 포함해 최대 15명으로 구성한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연내 비대위 출범을 공언한 만큼 한 위원장은 늦어도 오는 29일까지 비대위원 임명 절차를 마칠 전망이다.

    1973년생으로 서울 강남, 엘리트 검사 출신인 한 위원장은 사회 구성원으로 여러 분야에서 활동한 인사를 대거 등용할 방침이다. "우리 사회에 땀 흘려 돈을 벌고 가족을 보호하며 동료 시민에게 선의를 가진 분들을 상징하는 분을 모셔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내 인사 중에서는 청년·여성·장애인의 목소리를 대변한 전 혁신위원 이소희 세종시의원과, 장애를 극복하고 보디빌더로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김나윤 인재영입위원을 비롯해 당 인재 영입으로 들어온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이자 육아 베스트셀러 <삐뽀삐뽀119 소아과>의 저자인 하정훈 원장과 '이재명 저격수'로 이름을 알린 구자룡 변호사 등이 꼽힌다.

    당 밖에서는 인권변호사와 소방관·간호사 등 국민 삶 속에서 헌신하는 인물을 폭넓게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 구성을 통해 세대교체를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 "정치가 바뀌어야 하고,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국민 열망이 있고, 저도 100% 공감한다"면서도 "생물학적 나이를 기준으로 한 '세대포위론'이나 '세대교체론'이라는 말은 신뢰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이창호 사범이 10대에 세계를 제패했고, 조지 포먼은 제 나이대에 헤비급 챔피언이 됐으며, 히치콕 감독은 60세 때 (영화) <싸이코>를 만들었다"며 "정치를 바꿔 나가야 하는 것은 맞지만 나이를 기준으로 갈라치기를 하는 것은 세상에 해로울 수 있다. 열정과 동료시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선의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비대위원 인선이 늦어져 내년 초에 비대위가 공식 출범할 가능성도 있다. 한 위원장은 "좋은 분들이 나름의 사정 때문에 제가 진정성 있게 설득하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또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말했던 중진의원의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에는 선을 그었다. 한 위원장은 "출마하셔야 할 분은 오히려 출마해야 된다"며 "불출마 자체가 미덕은 아니다. 제가 어제 그 말(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우리가 어려운 상황에서 승리를 위해 헌신과 용기가 필요한데 제가 외부에서 들어와 미사여구만으로는 제 진심을 보여드리기에 짧고 다들 말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처음 출근한 한 위원장은 여러 당직자로부터 당 사무에 관한 보고를 받으며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조만간 김진표 국회의장을 시작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 주요 인사들을 순서대로 예방하고 비대위원이 꾸려지는 대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