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장동 관계자 진술 확보… 김만배 "이런 식으로 여론 끌고 갈 것""(언론계) 선배들과 상의해서 (여론을) 다 뒤집을 거니까 알고 있어라"
  • ▲ 대장동 개발 비리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구속 기간 만료일인 지난달 7일 자정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성진 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구속 기간 만료일인 지난달 7일 자정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성진 기자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전 뉴스타파 전문위원)과 '윤석열 커피 허위 인터뷰'를 진행한 당일 대장동 업자들에게 전화해 "(대장동 의혹이) 이재명과 관련 없다는 여론을 형성하고 국민의힘 쪽으로 화살을 돌릴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사건 특별수사팀(팀장 부장검사 강백신)은 김씨가 신 전 위원장을 만난 2021년 9월15일 미국에 있던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에게 6차례 전화를 걸어 이같이 말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했다. 

    또한 김씨는 남 변호사에게 당일 진행한 신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과 의도를 설명하며 "이런 식으로 여론을 끌고 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신 전 위원장과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주임검사 시절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씨에게 커피를 타주며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식의 거짓 내용을 말했다.

    아울러 김씨는 인터뷰 당일 다른 대장동 관계자에게 5차례 전화를 걸어 "(언론계) 선배들과 상의해서 (여론을) 다 뒤집을 거니까 알고 있어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김씨는 100억원을 들여 만들려 했던 언론재단을 거론했다고 한다. 검찰은 김씨가 언론재단을 만들어 신 전 위원장을 이사장으로 앉히려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이러한 진술 등을 토대로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2021년 9월15일 인터뷰가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의도적 여론 조작을 시도한 결과물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장동 의혹의 당사자' 프레임을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왜곡시키려고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씨가 비슷한 시기 "프레임을 바꾸기 위해 기자들에게 활동비를 많이 뿌리고 있으며 돈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나아가 이러한 진술들은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이 "오랜만에 연락이 닿아 만났고 일상적 대화를 나눈 것일 뿐 여론조작을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단서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신 전 위원장에게 '책값' 명목으로 지급한 1억5000만원이 활동비일 가능성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한편, 뉴스타파는 20대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해 3월6일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를 보도했다. 당시 신 전 위원장은 뉴스타파 전문위원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런데 신씨는 올해 1월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에게 "2021년 9월 김씨에게 책값 명목으로 1억6500만원을 받았다"는 취지의 경위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5일 후에 신 전 위원장은 뉴스타파 전문위원에서 사임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