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의견도 충분히 수렴할 것"… 위원장에 토목공학박사 5선 조경태 "있는 서울이나 잘해보자" 도봉구 출마 준비 김재섭, 지도부 구상에 반대"찬성 반대 엇갈려… 문의도 없이 촐싹대듯 의견 내는 건 가벼워" 비판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 편입 등 '메가시티 서울'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당대표 직속 기구를 출범했다.

    그러나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당 지도부가 띄운 구상안에 서울지역에 도전하는 젊은 정치인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들이 구상도 들어보지 않은 채 섣부른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민들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與 수도권 특위 설치로 '메가시티 서울' 본격 추진

    국민의힘은 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의 의결을 거쳐 김기현 대표 직속 기구인 '수도권 주민 편익 개선 특별위원회'(수도권특위·가칭)를 발족했다. 위원장에는 토목공학박사 출신의 부산 5선 중진인 조경태 의원이 임명됐다.

    김 대표는 "우리 당은 오로지 시민의 입장에서 (메가시티를) 추진할 것"이라며 "서울 인근 김포와 같은 유사 도시에서도 주민들의 뜻을 모아오면 당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1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역제안한 '행정 대개혁' 방안을 두고 "민주당 입장이 뭔지 모르겠다. 지금처럼 동문서답할 것이 아니라 찬성인지, 반대인지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며 "김포시민의 간곡한 희망을 먼 산 쳐다보듯 하기보다 주민 편익 극대화를 위해 협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의힘은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의원입법으로 특별법 발의를 추진한다. 정부입법이 아닌 국회의원 명의로 법안을 제출하면 지방자치단체장 동의 절차를 별도로 거치지 않아도 된다. '경기도 분도'를 강조한 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지사가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만큼 속도를 내기 위해 의원입법 형태를 취하는 것이다.

    당초 국민의힘 지도부는 경기도당위원장인 재선 송석준 의원(이천시)을 특위 위원장에 앉힐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기도와 서울시 양쪽의 의견을 골고루 듣고 힘 있게 법안을 추진하기 위해 중진인 조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부산 사하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조 의원은 매립지로 지반이 약하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자신의 공약인 '부산지하철 1호선 다대포 연장' 사업을 이뤄낸 바 있다. 조 의원이 이끄는 수도권특위는 김포시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광명·하남 등 다른 서울생활권 경기도 도시 주민들의 이야기도 듣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법안 문구를 마련할 전망이다. 

    여론 들썩이자 서울 출마자 "있는 서울이나 잘해보자"

    편입 후보군으로 언급되던 구리시도 여론조사와 공청회를 통해 시민의 의견을 묻기로 하는 등 수도권 전체가 들썩이고 있으나 내년 총선에서 서울지역에 도전하는 젊은 주자들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도봉구만 해도 서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혜택은 하나도 못 누리고 서울로서 받아야 하는 규제는 다 받는다"며 "기존에 있던 서울도 제대로 경쟁력 강화를 못하는 상황에서 김포 하나 더 붙여서 덩치만 키운다고 서울의 경쟁력 강화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있는 서울이나 잘해보자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 일부의 서울 편입을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승환 국민의힘 서울 중랑을 당협위원장도 페이스북에 '내실 있는 확장'과 서울시민들의 의견수렴을 강조하며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에서는 당의 구상이나 계획을 들어보지도 않고 자신의 지역구만 생각하며 반대에 나선 이들이 '가벼운 처신'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일부 주민의 반대가 있겠지만, 더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충분히 있는데, 촐싹대듯이 의견을 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당에 문의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것 없이 페이스북 등에 올리는 것은 처신이 가볍다는 비판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그러면서 "당에서는 서울시민들에게도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여론을 잘 수용해나갈 것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