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까지 마포 'J.94 Gallery'서 개최팝아트 예술가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제자끝도 시작도 없는 무한(無限) 시리즈 유명에코페미니즘 관점서 모성애·여성성 다뤄
  • '무한(無限) 시리즈'로 유명한 설치 미술가 에덴박(EDEN VAAK)이 내달 5일까지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J.94 Gallery'에서 초대전 '커팅-에지(CUTTING-EDGE)'를 연다.

    에덴박은 건국대에서 히브리학을 전공한 뒤 이스라엘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돼 국립 베짤렐예술디자인학교(Bezalel Academy of Art & Design)에서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바르일란 대학교(Bar-lilan University)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재원.

    팝아트 예술가 데이비드 걸스타인(David Gerstein)의 제자로 잘 알려져 있는 그는 '에코페미니즘'을 주제로 여성 작가로서 주체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하고 한국과 이스라엘을 넘어 세계를 잇는 작가로 호평받고 있다.

    에덴박 작품의 주제는 하나님의 사랑과 가장 유사한 인간의 '모성애'다. 어린 시절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받은 무한한 사랑을 에코페미니즘적인 관점에서의 모성애와 여성성을 다룬다.

    작가는 탯줄과 기저귀를 의미하는 여러 가닥의 끈을 통해 자비와 희생을 상징하는 '어미 우렁이'의 형태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무한성을 상징하는 '물'이라는 소재를 통해 조건 없이 주는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을 표현한다.

    에덴박의 선들은 하나의 형태에 머무르지 않고 끝도 시작도 없는 무한(AD EIN KETZ)을 의미하며, 모든 작품들은 시리즈로 구성돼 서로의 의미를 보완한다.

    그는 자신의 유년 시절 어머니에 대한 경험과 함께 사회가 규정한 여성상을 비판하고 모성(母性)과 여성(女性)의 관계와 진정한 여성의 자아확립에 대한 메시지를 이야기한다.

    '매듭 페인팅 시리즈'는 사랑을 뜻하는 관계의 선을 통해 모성애의 수동과 능동의 시점의 차이를 평면과 입체로 표현한다. 기저귀 천을 직접 염색해 매듭을 겹겹이 만들어 끝없는 기도문을 써 내려간다. 그 위에 채색을 올리고 또다시 겹겹의 가느다란 실로 또 매듭을 써 내려가며, 컬러풀한 보색대비로 입체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블루밍 시리즈'는 신의 현현을 시각적 감각적으로 나타낸 작품이다. 생동하는 상징이미지인 공작새는 신학적 여백을 미학적으로, 미학적 여백을 신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형상이 없는 주체를 3차원의 공간적 여백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즉, 공간좌표에서 오감각으로 확인 할 수 없는 신현(神顯)의 존재를 주변 정황으로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보이지 않는 신비 그 오묘한 광경과 위용을 '개념적 추상(Conceptual Abstract)'으로 풀어낸다.

    이스라엘의 쉬르 멜레르 야마구찌 미술평론가는 "시리즈로 구성돼 겹겹이 서로를 보완하고 있는 에덴박의 작품들은 하나의 형태에 머무르지 않고, 끝도 시작도 없는 확장과 무한을 반복한다"며 "작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사람과 자연 사이의 일체를 위한 노력을 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