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재판 증인 출석 "도지사 때, 대선 경선 때 금전 후원만 2억""평생 지지한 사람한테 뜻 안 맞는다고 이렇게 하는 건 아니지 않나"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작심발언을 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김 전 회장은 각종 경기도 비리 의혹의 핵심인물이다. ⓒ정상윤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작심발언을 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김 전 회장은 각종 경기도 비리 의혹의 핵심인물이다. ⓒ정상윤 기자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관련 의혹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억대의 돈을 후원한 지지자에게 '노상강도'라고 했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작심비판했다. 

    22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는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사건 43차 공판을 열고 김 전 회장을 증인으로 불렀다.

    오전 재판 당시 변호인 없이 혼자 출석한 이 전 부지사는 오후 들어 국선 변호인과 함께 피고인석에 앉았다.

    검찰은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평화와 번영을 위한 2차 국제대회' 당시 영상을 재생했다.

    영상에는 김 전 회장을 비롯한 쌍방울그룹 주요 임원들과 배상윤 KH 회장, 양선길 당시 나노스 대표이사, 박명철 민경련 부회장,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 등이 함께 식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검찰은 "2차 국제대회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결재하에 경기도와 북한이 주관했던 행사인데, 쌍방울이 북한과 단독으로 회담할 수 있도록 경기도가 마련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김 전 회장은 "(경기도가) 하루를 우리에게 할애해준 것"이라며 "이때 이재명 대표의 방북 관련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800만 달러 대북송금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800만 달러 중 500만 달러는 경기도가 북한에 보내야 했던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였고, 300만 달러는 이 대표 방북 비용이라고 주장해왔다.
  • ▲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검찰은 "대북사업비 대납, 나아가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 대가 논의 등 중요한 상황 때마다 이재명 지사에게 확인했다는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망설이던 김 전 회장은 "제가 그분(이재명 대표)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는데, 몇 회에 걸쳐 또 생각해봤다"며 "후원금만 2억원씩이나 한 사람한테 노상강도라고 한다. 열심히 살고 평생 자기를 지지한 사람을 어느 날 갑자기 뜻이 안 맞는다고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작심한 듯 발언했다.

    김 전 회장은 이어 "(이 대표가) 경기지사 할 때 후원금도 제가 냈고, 민주당 대통령 경선할 때도 (후원을) 했다"며 "금전 후원금만 2억원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은 "북측과 중요한 협약이 있을 때마다 이 전 부지사를 통해 이 대표와 직접 통화를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신문을 마치며 김 전 회장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었다.

    김 전 회장은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이 전 부지사를 바라보며 "이화영, 저한테 형이지만 본인도 이재명 그분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회장은 이어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를 겨냥해 "하다 하다 자기 남편이 아닌 이재명을 위해서 이렇게 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변호사라도 선임을 좀 해주든지,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좀 아니다"라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저도 원망 많이 했었다. 요즘 (이 전 부지사를) 보면 정말 안타깝다"고 토로한 김 전 회장은 "빠른 시일 내에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본인의 길을 가기를 빌겠다. 건강도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