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중 "고대영 해임 관련된 사람들 침묵으로 일관"박 앵커 클로징멘트에 과민 반응… KBS, 다시보기 차단박 장관 출연 '尹 정부 보훈정책을 묻다' 편까지 삭제돼
  • ▲ 지난 2일 방영된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의 '다시보기 서비스'가 30시간가량 중단됐다 재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 지난 2일 방영된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의 '다시보기 서비스'가 30시간가량 중단됐다 재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일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KBS 수뇌부를 향해 '쓴소리'를 날린 박장범 앵커의 발언 영상이 통째로 사라졌다 30시간 만에 복구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당시 일요진단에 출연해 박 앵커와 대담을 나눴던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KBS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4일 페이스북에 올린 <침묵의 커튼 뒤에 숨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제가 출연했던 7월 2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가 저에게 어떠한 동의와 양해도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방송 다시보기 내용을 30시간 동안 통째로 들어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국가보훈부 장관으로서 여러 가지 정책과 현안에 대해 국민께 소상히 알리고자, 일요일 이른 아침 시간을 내서 출연을 하게 된 것"이라며 "KBS에서도 그런 필요성을 가졌기에 출연을 요청했고, 또 시간과 전파를 배정했을 것이므로, 그것이 국민들께 제대로 전달되도록 할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출연자와 시청자의 권리 그리고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냐"며 KBS의 일방적인 '다시보기 차단' 조치를 비판한 박 장관은 "이것이 공영방송의 태도인지 묻는다"며 "현재까지도 그런 부분에 대해 KBS는 어떤 양해나 해명도 없다. '침묵의 커튼' 뒤에 숨은 이들의 생각이 궁금하다"고 질타했다.

    "침묵의 커튼 뒤에 숨은 이들의 생각 궁금해"

    앞서 지난 2일 오전 KBS 1TV 시사토론 프로그램 '일요진단 라이브'를 진행한 박장범 앵커는 "공영방송의 역할과 독립에 대한 논의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대법원이 문재인 정부 시절 고대영 전 KBS 사장의 해임이 불법이라는 판결을 확정했다"며 "공영방송 사장을 불법 해임한 문 전 대통령이나 불법 해임과 관련됐던 여러 사람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이 대법원 판결을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한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는 항의의 표시인지, 침묵의 커튼 뒤에 숨은 이들의 생각이 궁금하다"는 클로징멘트로 방송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방송 이튿날 '일요진단 라이브' 영상이 통째로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3일 KBS노동조합(1노조, 위원장 허성권)은 "공영방송 사장을 불법 해임한 것으로 드러난 대법원 판결에 대한 진행자의 멘트가 동영상 다시보기에서 순식간에 사라지고, '동영상 내용상의 문제로 인해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합니다'라는 메시지만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측이 시청자들에게 아무런 공지나 설명도 하지 않고, 대법원 판결에 대한 진행자의 멘트가 담긴 동영상을 잘라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장범 앵커가 이유 없이 중단된 다시보기 서비스를 즉각 재개할 것을 해당 국·부장에게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며 "박 앵커는 편성규약에 규정된 청문 및 해명 요구권을 발동한 상태지만 사측은 묵묵부답"이라고 밝힌 KBS노조는 "사측이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 뉴스 누락 등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자초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뉘우침 없이 또다시 시사토론 프로그램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단정했다.

    "방송 중 '정치적 의사' 표출한 게 적절했는지 의문"

    논란이 커지자 KBS는 지난 3일 오후 5시 38분, 2일 자 '일요진단 라이브' 영상을 되살린 뒤 "박 앵커의 클로징멘트가 '공정성'과 '균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KBS는 '일요진단' 텍스트 전문이 게재된 홈페이지 상단에 '알립니다'라는 공지글을 띄운 뒤 "2일 방송된 '일요진단 라이브' 박장범 앵커의 클로징 멘트에 대해 방송책임자는 공정성과 균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에 2일 오후 KBS 방송관련 규정에 따라 홈페이지와 유튜브 '다시보기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고 밝혔다.

    "시청자 중 선임된 방송 외부모니터 요원도 박 앵커의 멘트에 대해 '침묵의 커튼 뒤에 숨은 이들이라고 특정 대상을 겨낭해 발언했는데, 라이브에서 이렇게 대단히 정치적인 의사를 표출한 것이 적절했는지 의문스럽다'고 밝혀왔다"고 전한 KBS는 "시청자분들의 중립적인 평가를 돕기 위해 이상과 같은 설명글과 함께 '다시보기'를 재게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