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앵커, '일요진단'서 '文 비판' 클로징멘트 눈길KBS "내용상 문제 있어"‥일요진단 다시보기 중단KBS노조 "'노사 공정방송위' 열어 진상 조사해야"
  • ▲ KBS 공식 홈페이지에서 지난 2일 방영된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클릭하면
    ▲ KBS 공식 홈페이지에서 지난 2일 방영된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클릭하면 "동영상 내용상의 문제로 인해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합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문구만 나오고 영상 재생이 안 되는 상황이다.
    지난 2일 방영된 KBS 1TV 시사토론 프로그램 '일요진단 라이브'의 '다시보기 서비스'가 박장범 앵커의 정치적 발언 때문에 중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오후 3시 현재 일요진단 라이브 공식 홈페이지에서 전날 오전 방영된 <"반국가 세력" 발언…공방 가열> 편과 <윤석열 정부 보훈정책을 묻다> 편 다시보기를 클릭하면, <동영상 내용상의 문제로 인해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합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문구가 팝업으로 뜨면서 영상 재생이 안 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KBS노동조합(1노조, 위원장 허성권)은 "이날 박장범 앵커가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는 클로징멘트에서 고대영 전 KBS 사장이 해임무효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것과 관련된 발언을 했다가 동영상이 통째로 삭제된 것"이라며 제작진이 고의로 영상을 내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장범 "침묵의 커튼 뒤에 숨은 이들의 생각 궁금해"


    KBS노조는 3일 배포한 성명에서 "지난 2일 방송된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박장범 앵커가 '고대영 전 KBS 사장의 해임이 불법'이라는 대법원 판결과 관련, 문재인 정부 시절 고 전 사장의 해임에 관여한 사람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취지의 비판성 발언을 했다"고 소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박 앵커는 "윤석열 정부에서 수신료 분리징수를 추진한 이후 공영방송의 역할과 독립에 대한 논의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대법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고대영 전 KBS 사장의 해임은 불법이라는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공영방송 사장을 불법 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 그리고 불법 해임과 관련됐던 여러 사람들. 일제히 침묵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결을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한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는 항의의 표시인지, 침묵의 커튼 뒤에 숨은 이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일요진단 라이브 여기서 마칩니다. 시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클로징멘트로 방송을 마무리했다.

    KBS노조는 "사측은 시청자들에게 아무런 공지나 설명도 하지 않고, 대법원 판결에 대한 진행자의 멘트가 담긴 동영상을 잘라버렸다"며 "일요진단 박장범 앵커는 이유 없이 중단된 다시보기 서비스를 즉각 재개할 것을 해당 국·부장에게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박 앵커는 편성규약에 규정된 청문 및 해명 요구권을 발동한 상태지만 사측은 묵묵부답"이라고 덧붙인 KBS노조는 "사측이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 뉴스 누락 등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자초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뉘우침 없이 또다시 시사토론 프로그램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단정했다.

    "'간첩단 뉴스 누락' 이어 '다시보기 중단'까지"


    그러면서 "최종 책임자인 김의철 KBS 사장이 보도본부장 시절인 2019년 문재인 정부의 태양광 산업을 비판하는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 – 태양광 복마전'이 방송되자 제작진의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재방송을 불방시켜 큰 충격을 준 바 있다"는 과거 사례를 소개한 KBS노조는 "이 사건으로 본부장 자리를 떠났던 그가 사장으로 되돌아온 후 도저히 상식적이라고 볼 수 없는 '뉴스 누락', '다시보기 중단' 사태가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며 "방송이 마치 자기 것인양 프로그램을 볼 권리를 박탈하는 사측이 국민을 이렇게나 우습게 보고 기만하는데 KBS가 살아남기를 바라는가?"라고 질타했다.

    KBS노조는 "수신료 분리징수 현실화가 바로 눈앞에 있는 이 시점까지도 국민을 기만하는 행태를 계속한다면 파멸로 가는 수 밖에는 없고, 그 책임은 오롯이 김의철 사장에게 있음을 밝힌다"며 "일요진단 다시보기 중단 사건과 관련, '노사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요구하는 한편 책임자에 대한 신속한 퇴출과 징계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본지는 삭제된 영상과는 달리 박 앵커의 인트로·클로징멘트 전문이 KBS 홈페이지에 그대로 게재돼 있는 점을 감안, 기술적인 오류로 동영상 재생이 막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KBS에 질의했으나 KBS 측은 "담당 부서가 회의 중"이라며 자세한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