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장병 전준영 씨, 민주당 권칠승 의원 찾아가 20분간 면담"권칠승 나한텐 사과했는데… 최원일 함장에게 직접 사과해야"
  • 권칠승 민주당 수석부대변인. ⓒ뉴시스
    ▲ 권칠승 민주당 수석부대변인. ⓒ뉴시스
    천안함 생존 장병 전준영 씨가 최근 최원일 전 천안함장을 비난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을 항의방문해 사과를 받아냈다. 

    전씨는 7일 오후 2시30분쯤 국회 의원회관 권칠승의원실을 찾아 권 수석대변인과 약 20분 동안 면담한 뒤 "저한테 직접적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며 "저한테 사과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최 전 함장에게 직접 사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씨는 이어 "천안함 피격 사건과 생존 장병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깊이 있게 모르는 것 같아 저희가 어떻게 쭉 살아왔고 사건이 어떤 문제점 때문에 일어났는지에 대해 설명했다"며 "그 부분을 충분히 공감해줬다"고 전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지난 5일 최 전 함장을 두고 "부하들 다 죽이고 무슨 낯짝으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며 "원래 함장은 배에서 내리는 것이 아니지 않으냐"고 비난했다. 

    당시 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과거 '천안함 자폭설'을 언급한 것을 두고 최 전 함장이 문제를 제기했고, 이와 관련한 질문에 권 수석대변인이 이같이 답한 것이다.

    전씨는 "아시다시피 유족들도 그렇고 (천안함 피격 때) 살아 돌아온 사람들에 대한 사회 전반적 인식이 항상 뭔가 숨기고, 자극적으로 말하면 패잔병이다, 뭐 잘났느냐 그런 안 좋은 따가운 시선을 많이 받는 것이 사실"이라며 "진보는 항상 사회적 약자와 인권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저희가 제일 사회적 약자인데 그것에 대해 도움을 준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전씨는 최 전 함장이 "현역에 있을 때에도 도울 수 있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고민하고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주려고 노력도 많이 했다"며 "함장과 부하의 관계가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라고 강조했다.  

    "천안함 생존자는 함장 제외하면 57명이다. '어떤 지휘관이다' 이런 폭로가 나와야 하는데 13년간 없었다"고 전제한 전씨는 "함장이 현장에서 했던 지휘와, 그리고 저희를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떠나보낸 전우들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는 누군가 (항의를) 해야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전씨와 면담 직후 함장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이날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이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권 수석대변인의 발언을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에 대해 책임감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두둔한 것을 두고도 "계속 선을 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씨는 "(권 수석대변인에게) 장경태 의원이 이런 말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분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것 같은데 자제하라고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편, 권 수석대변인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당의 대변인으로서 부적절한 표현을 한 것에 대해 천안함 장병과 유족을 비롯해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모든 분에게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오는 8일 권 수석대변인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