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남성 성악가 최초, 한국인 5번째 우승…최하영 이어 대회 2연패소프라노 조수미, 심사위원 참여 "후배들 자랑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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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리톤 김태한이 4일(현지시간) 발표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연합뉴스
바리톤 김태한(23)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김태한은 4일(이하 현지시각) 새벽 벨기에 브뤼셀 콘서트홀 팔레 데 보자르에서 진행된 '2023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최종 순위 발표에서 1위로 호명됐다. 한국은 지난해 첼로 부문에서 우승한 최하영에 이어 2년 연속 대회 정상에 올랐다.시상식 이후 인터뷰에서 김태한은 "레퍼토리 선정에 많이 고민했다. 관객들에게 언어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최대한 과장하지 않고 진정성 있게 노래하려 했다"고 밝혔다.현지 유력지 르 수아르(Le Soir)의 클래식 전문기자 가엘 무리는 "올해 콩쿠르 결선 진출자 중 가장 어린 김태한은 앞서 RTBF TV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꿈을 묻는 질문에 '슈퍼스타가 되는 것'이라 답했다. 그의 연주는 그의 바람이 이뤄질 거라는 점을 입증했다. 부드럽고 절제된 소리에 진정성을 담아 노래한다. 안정적인 고음은 감동적이며 이야기를 성숙하고 섬세한 방식으로 전달한다"고 분석했다. -
- ▲ 바리톤 김태한이 4일(현지시간) 발표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주벨기에유럽연합한국문화원
벨기에 왕가가 주관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폴란드의 차이콥스키 콩쿠르, 러시아의 쇼팽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클래식 경연대회로 꼽힌다. 바이올린·피아노·첼로·성악 부분이 매년 번갈아 개최되고 있다.김태한은 1988년 성악 부문이 신설된 이후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로는 최초의 우승자이기도 하다. 또 소프라노 홍혜란(2011)과 황수미(2014),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2015), 첼리스트 최하영(2022)에 이어 다섯 번째 한국인 우승자가 됐다.'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18세부터 만 33세 이하의 젊은 성악가들 대상으로 한다. 올해는 전 세계 412명의 성악가들이 지원했으며, 예선 영상 심사를 통해 한국인 18명을 포함한 68명의 참가자들이 본선에 진출했다.김태한은 결선 둘째 날 무대에 올라 바그너 '오 나의 사랑스러운 저녁별이여(탄호이저)'를 시작으로 말러 연가곡 '내 가슴 속에는 불타는 칼이', 코르골트 '나의 열망, 나의 집념(죽음의 도시)', 베르디 '카를로가 듣는다-아, 나는 죽어가고 있어(돈 카를로)'를 4곡을 노래했다.1위 김태한은 상금 2만5000유로(한화 약 3500만원)을 받으며, 2위까지 해당하는 군 면제 혜택도 누린다. 2위는 콘트랄토 재스민 화이트(미국), 3위 소프라노 율리아 무치첸코(러시아·독일 ), 4위 메조소프라노 플로리안 하슬러(프랑스), 5위 베이스 정인호(32)가 이름을 올렸다. 바리톤 권경민은 결선 진출자로 기록됐다. -
- ▲ 소프라조 조수미와 결선 진출 한국인 성악가 다니엘 권(왼쪽부터)·김태한·정인호.ⓒ주벨기에유럽연합한국문화원
사전심사부터 결선까지 전 과정 심사에 참여한 소프라노 조수미는 "잘 준비된 훌륭한 한국인 성악가들이 자랑스럽다. 콩쿠르는 하나의 중요한 과정이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노력으로 훌륭한 연주자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후배들을 격려했다.선화예고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대 음대에 재학 중인 김태한은 2022년 9월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로 데뷔했다. 지난해 스페인 비냐스, 독일 노이에 슈팀멘, 이탈리아 리카르도 찬도나이 국제콩쿠르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며 국제무대에 두각을 나타냈다.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입상자에 대한 공식 시상식은 마틸드 왕비가 참석한 가운데 오는 6일 퀸 엘리자베스 뮤직샤펠에서 열린다. 결선에 진출한 12명은 퀸 콩쿠르가 이후 기획하는 다양한 연주 투어에 참여하게 된다.한편,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축전을 통해 "이번 수상은 K-클래식의 글로벌 영향력을 각인시킨 강렬한 장면이었다. 김태한 님의 빼어난 감수성과 집념, 음악적 투혼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며 "앞으로 김태한 님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전 세계 각지에서 더 많은 이들을 위로하기를 국민들과 함께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