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궈 교수 "중국 희생양 삼고 對中 봉쇄하는 美, 협력 어려워"김인한 교수 "中 각성해야… 韓美는 中 배제 않고 협력 여지 남겨"권영세 장관 "불통 북한이 많이 의존하는 中 역할이 절실한 상황"박원곤 교수 "北, 신냉전체제 기대… 북·중·러 협력은 내구성 없어"
  •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019년 6월 21일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국빈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환송했다. 또 이날 시진핑 내외를 태운 차가 숙소를 떠나 평양국제비행장에 이르는 도로에 평양시민들이 열렬히 환송했다며 노동신문이 2019년 6월 22일 보도했다. (출처=노동신문) ⓒ뉴시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019년 6월 21일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국빈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환송했다. 또 이날 시진핑 내외를 태운 차가 숙소를 떠나 평양국제비행장에 이르는 도로에 평양시민들이 열렬히 환송했다며 노동신문이 2019년 6월 22일 보도했다. (출처=노동신문) ⓒ뉴시스
    "미국은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고 봉쇄(containment)하는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중국을 '이데올로기적 적수'로 상정하는 한 미국을 신뢰하고 협력하기 어렵다." (자칭궈 중국 베이징대 교수)

    "중국은 북한 핵무기 미사일 프로그램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중국은 아무것도 못한다. 중국은 이렇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중국 국익에도 반(反)한다." (김인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인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0일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동아시아 핵 경쟁과 확전 가능성 대응: 미래 한반도 질서 구축을 위한 한·미·중 협력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국제회의에서 "중국은 각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의 이러한 언급은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정치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공세적인 대중국정책을 전개한 이후 이러한 기조가 계속 유지돼 왔다"며 "이는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시도로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정책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상당부분 계승한 '봉쇄'(containment)"라는 자칭궈 중국 베이징대 교수의 주장에 따른 반박이었다.

    이날 회의에서 자 교수는 "중국을 '이데올로기적 적수'로 상정하는 한 중국이 미국을 신뢰하고 협력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자 김 교수는 "중국은 한미가 너무 가까워지는 것을 견제하고 있지만 한미는 자체 프로세스에서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지 않고 협력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 핵무기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중국은 아무것도 못한다. 중국이 이렇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중국 국익에도 반(反)한다"고 맞받았다.

    권영세 통일부장관도 축사에서 "불통의 북한을 대화의 장(場)으로 나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국제사회의 일치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북한이 많이 의존하고 있는 중국의 역할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권 장관은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과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는 양국이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불씨를 제공한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정부 또한 한반도 문제를 통해 미·중 간의 협력을 견인해나가면서 한반도, 나아가 인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우양웨이 중국 궈관 싱크탱크 학술위원회 부주임은 "미국과 중국은 북한 비핵화의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고, 핵안전(nuclear safety)과 핵안보(nuclear security) 차원에서 공유하고 있는 이익의 영역이 여전히 많다. 주요국 간 갈등의 심화가 반드시 모든 영역에서의 대립으로 귀결될 필요가 없다는 인식하에 한·미·중이 공유하는 전략적 목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원곤 EAI 북한연구센터 소장(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은 "북한은 국제질서가 신냉전체제로 돌입할 것이라 보고 북-중-러 대(對) 한-미-일 구도가 견고히 수립돼 국제적 고립을 탈피할 것이라 기대한다"며 "(미국을 공동의 적으로 상정한 북·중·러 협력은) 과거 냉전시절과 같은 내구력과 지속성이 없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항할 일관된 이념적 대안도 없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북한이 정면돌파전(Frontal Breakthrough policy)을 통해 자립·핵능력·이데올로기 경쟁을 내세운 전략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의 전략자산이 전개돼도 도발을 자제하지 않는 변화를 보인다"면서 "미·중 간 완벽한 경제적 디커플링이 어렵고 중·러 협력이 미국 견제를 위한 편의에 의한 연대(marriage of convenience)이므로 북한의 기대는 실현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전재성 EAI 국가안보연구센터 소장(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은 "미·중이 공유하는 이익의 영역은 세계경제 활성화, 기후변화 대응, 대만·남중국해·북한 등 지역 내 핫스폿(hot-spot)에서 안정성 유지, 핵 비확산, 신기술 규제문제 등 차원에서 줄어든 것이 아니라 도리어 늘어났다"며 "미·중이 힘이 아닌 규칙에 기반을 둔 건강한 경쟁을 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분쟁을 관리하면서 세계질서를 유지하는 노력을 취할 수 있도록 한국이 기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