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노력… 미국의 北 비핵화 실패"수미 테리 "韓 핵무장 여론 잠재우지 못할 것"
  • ▲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뉴욕=AP/뉴시스
    ▲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뉴욕=AP/뉴시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워싱턴선언'으로 북핵을 억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미 의회 전문매체 '더 힐(THE HILL)'에 기고한 글에서 "한미동맹 70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워싱턴선언이 나왔지만, 안타깝게도 이는 필요한 것에 한참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특히 볼턴 전 보좌관은 "선언의 온건한 조치로는 북한의 노력을 늦추지 못할 것"이라며 "동북아시아의 긴장은 계속 고조될 것이 확실하다"고 우려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어 "한국의 여론은 점점 더 독립적인 핵 프로그램을 지지하고 있다"며 "증가하고 있는 중국과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바이든의 대응은 한국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미국이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면 미군과 한국군을 방어하는 데 즉시 사용할 수 있고, 이는 오히려 잠수함 배치보다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전술핵 배치는) 한국이 핵 보유국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볼턴 전 보좌관은 워싱턴선언을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미국의 실패"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미국이 (북핵) 위협을 제거하거나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단지 관리하는 것에 그쳤다"는 비판이다.

    아울러 볼턴 전 보좌관은 "(워싱턴선언은) 책임 있는 정치가가 아닌 관료들의 용어에 불과하다"며 "북핵 억제를 포기한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고 분석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미국의 안보를 강화하려는 바이든의 반쪽짜리 노력은 2024년 대선에서 중요한 정치적 취약점이 될 것"이라며 "공화당이 이 문제를 쟁점으로 삼을 재치가 있는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언급했다.

    수미 테리 윌슨센터 아시아국장도 이날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웨비나에서 "워싱턴선언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자체 핵 무장을 원하는 한국 여론을 잠재우지는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테리 국장은 "한국의 자체 핵 무장이나 최소한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핵 공유 등 워싱턴선언에 담기지 않은 조치에 따른 지지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리 국장은 다만 "지금 시점에서 워싱턴선언은 적정한 타협"이라며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의 우려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